정부가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4차 접종을 본격화한 가운데, 추가 접종 시기를 고민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어떤 백신을 맞게 되며, 이전에 생산된 백신의 오미크론 방어 여부부터 차세대 백신을 기다려야 하는지까지, 다양한 궁금증이 사회전반에서 나오고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 픽사베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 픽사베이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기존 만 60세에 이어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 장애인·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종사자를 대상으로 4차 접종이 시작됐다. 국내 50대 이상 인구는 857만명으로, 여기에 기저질환이 있는 성인을 추가하면 4차 접종 추가 대상자는 10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50세 이상은 1972년생부터이며, 기저질환 대상은 만성폐질환 및 심장질환, 만성 간질환, 치매 등 만성 신경계 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암, 활동성 결핵, 당뇨병, 비만(BMI≥30㎏/㎡) 등이다. 이밖에 기저질환 및 면역저하자, 의사가 4차 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게 된다.

당국은 3차 접종 후 최소 4개월(120일)이 지난 시점부터 4차 접종을 하도록 했다. 다만 해외 출국과 입원·치료 등 개인적인 사유가 있으면 3차 접종 후 3개월(90일) 이후부터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치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확진일로부터 3개월 후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어떤 백신 맞고, 어떻게 예약하나?

권고되는 백신은 기본적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다. 보통 3차 접종 당시 접종받았던 백신이 추천된다. 원할 경우 합성 항원 방식으로 개발된 노바백스 백신을 맞을 수 있다.

기존에는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상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노바백스를 권고했지만 올해 4월부터 3·4차 접종 시 본인이 희망하면 노바백스 백신으로 변경 접종할 수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상대적으로 안전성 우려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있어, mRNA백신을 접종 받은 후 이상증후를 겪은 사람들이 주로 선택하고 있다.

접종 방법은 당일 접종과 사전 예약, 시설방문 접종 등 3가지다. 당일 접종은 카카오톡·네이버로 잔여 백신을 예약하거나 의료기관에 전화해 예비명단에 등록할 수 있다. 사전 예약 방법은 홈페이지를 통한 본인 또는 대리 예약, 1339나 지방자치단체 콜센터(전화상담실)로의 전화 예약, 주민센터 방문 예약 등이다. 감염취약시설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시설예약의사(촉탁의)나 보건소 방문 접종팀이 찾아가 접종할 수 있다.

오미크론 대응 차세대 백신 기다려야 하나?

현재 추가 접종에 사용되고 있는 백신은 최근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주 BA.5에 대응해 만들어진 백신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예방 효과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다만 방역당국은 3차 접종 대비 4차 접종의 감염 예방 효과는 20% 정도라고 설명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늦어도 올가을 오미크론 변이주 전용 백신을 혼합한 개량 백신을 내놓을 계획이다. 식약처는 최근 모더나가 개발 중인 ‘2가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 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사전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꼭 차세대 백신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위중증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분명한 만큼 재유행에 대비해 60세 이상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는 기존 백신이라도 시급히 맞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당국은 이번주부터 4차 접종 대상에 포함된 50대 연령층에게 접종을 적극 당부하고 있다. 50대의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은 60대보다 낮지만, 40대와 비교하면 중증화율은 3배, 치명률은 4배 높기 때문이다.

임을기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최근 1주간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90.4%로 연령대가 오를 수록 코로나19에 취약하다"며 "4차 접종 대상자는 빠른시일내 접종 받는 것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아직 차세대 백신이 유통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 국민 50대를 포함한 고령층의 4차 접종 대상자에게 즉시 접종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영국도 4차 접종 권고 대상을 기존 75세 이상에서 50세 이상 성인과 5~49세 임상 위험군으로 확대했다.

백신 이상반응 피해보상 액수 대폭 확대

정부가 4차 접종 대상자를 끌어올리기 위해 백신 이상반응 피해보상 액수를 대폭 확대했다. 백신 접종과 관련성이 의심되는 질환에 대한 의료비 지원 상한액을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사망위로금 지급액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접종 이후 42일 내에 사망한 사람 중 사망원인이 불분명한 것으로 판정될 경우에도 위로금 10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도 신설했다.

이처럼 정부와 방역 당국이 고위험군 대상 4차 접종을 강조하는 이유는 빠른 유행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고강도 거리두기를 재개하기 어렵다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나 사적모임 인원을 제한하면 사회경제적 여파가 크고 국민 수용도 역시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지금 백신은 2년 전에 만든 것이라 소위 변이 감염을 예방할 수 없지만, 3차 접종 대비 4차 접종시 중증과 사망 위험은 절반이나 줄어든다"며 "60세 이상 고령층인데 아직 4차 접종을 받지 않은 이들, 고위험군이지만 3차 접종을 받지 않은 이들 모두 예방접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