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신규 고객사로 대만 팹리스 미디어텍을 확보했다. 2021년 3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선언 이후 1년 4개월 만에 퀄컴, 아마존에 이어 미디어텍까지 세계 주요 IT 기업의 반도체 생산을 수주하며 경쟁자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인텔과 미디어텍은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 공정을 사용해 반도체칩을 제조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5일(현지시각) 밝혔다. 양사는 연내 반도체 설계를 완료해 생산 단계로 넘어가는 '테이프 아웃' 절차를 밟는다. 양산은 2023년 상반기 시작한다.

팻 겔싱어 CEO / 인텔
팻 겔싱어 CEO / 인텔
미디어텍 물량은 인텔이 현재 구축 중인 첨단 공정용 파운드리가 아닌 기존에 보유한 웨이퍼 팹(공장)을 활용해 만든다. 공정은 16나노미터(㎚)급 '인텔 16' 공정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기존 '인텔 22' 공정을 개선해 미디어텍에 16나노 공정 파운드리를 제공한다. 미디어텍은 향후 인텔을 통해 16나노 이하 칩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렌디르 타쿠르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사장은 "연간 20억대 이상의 디바이스에 칩을 공급하는 미디어텍은 인텔 파운드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파트너다"라며 "인텔은 첨단 공정 기술과 지리적으로 다양한 생산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S 차이 미디어텍 플랫폼 기술 및 생산 운영 수석부사장은 "미디어텍은 오래 전부터 멀티 소싱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며 "IFS를 통한 스마트 에지 디바이스 제조로 협력 관계를 확장 중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텍은 대만을 대표하는 칩 설계 기업이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놓고 퀄컴과 경쟁한다. 미디어텍은 대부분의 칩 생산을 대만 TSMC에 맡겨 왔다. 하지만 최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인텔로 파운드리를 다각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