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각국이 오미크론까지 대응 가능한 개량 백신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과정에 돌입했다. 국내 보건당국도 모더나 개량 백신의 허가심사에 착수하면서 새로운 백신을 언제 접종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멀티주’.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멀티주’. / SK바이오사이언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모더나코리아가 코로나19 개량 백신 ‘모더나스파이크박스2주’의 수입판매 품목허가를 신청함에 따라 심사에 착수했다.

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용 2가 백신에 대한 허가 신청은 모더나 사례가 처음이다.

모더나스파이크박스2주는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오미크론주, BA.1) 각각의 항원을 발현하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를 포함한 다가백신이다. 기존 백신을 기초 접종한 후 추가 접종하기 위해 개발됐다.

모더나에 따르면 모더나스파이크박스2주는 기존에 사용 중인 부스터샷 mRNA-1273(스파이크박스)보다 오미크론 하위변이 BA.4와 BA.5에 강력한 중화항체 반응을 이끌어냈다.

추가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에게 모더나스파이크박스2주 50마이크로그램(μg)을 접종한 후 한 달이 지나 중화항체 반응을 측정한 결과, 접종 이전과 이후 BA.4·5 변이에 대한 기하 평균 배수 증가(GMFR)가 접종 이전에 비해 6.3배였다. 스파이크박스 접종자에선 3.5배로 나타났다.

앞서 모더나코리아는 7월 20일 모더나스파이크박스2주의 안전성·유효성 자료에 대한 사전검토를 신청해 식약처는 검토를 진행해왔다. 식약처 관계는 "현재 미국을 비롯해 유럽·영국·호주 등에서도 사전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새로운 백신을 언제쯤 맞을 수 있을지 여부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월부터 코로나19 개량형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당초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량형 백신 인도를 10~11월로 예상했지만, BA.5의 확산세가 너무 가팔라 일정을 9월로 앞당겼기 때문이다. 최근 대부분 국가들 역시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BA.5 감염자로 알려져 있다.

국내 방역당국의 경우 8월말 오미크론 개량 백신을 활용한 하반기 접종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접종 대상과 시기 등 세부 전략은 ▲접종시행 시기에 유행하는 변이 유형 ▲해당 변이에 대한 개량 백신의 효과 등 과학적 근거에 따라 하반기 상황을 감시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허가 이후 필요한 모든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국내에서는 이르면 10월쯤 개량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된다.

화이자 백신에 대한 심사도 곧 시작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2월과 6월, 7월 잇따라 화이자와 개량 백신 도입에 대한 협의를 가져왔다. 질병청 관계자는 "연내 6000만 회분의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 도입이 예정돼 있어 하반기 접종에 문제없다"며 "개량 백신이 개발되는 즉시 해당 물량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제약사와 계약해 왔다"고 전했다.

화이자는 현재 오미크론 변이 대응 1가 백신과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 대상 2가 백신 두 가지를 연구 중에 있다. 오는 10월 출시해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화이자에 따르면, 56세 이상 참가자 123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3상에서 오미크론 변이 대응 1가 백신과 2가 백신 면역원성을 확인한 결과, 1가 백신을 4차 접종할 경우, 3차 접종했을 때보다 BA.1에 대한 중화항체 역가가 용량에 따라 13.5~19.6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2가 백신은 같은 조건에서 중화항체 역가가 9.1~10.9배 상승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스카이코비원멀티주’도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 당국은 BA.5 확산 상황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진행한 임상 1·2상 연장연구에서 부스터샷 교차 중화능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면역반응을 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가백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단계이지만 올해 내 임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며 "변이가 다양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예의주시하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