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별풍선’ 결제에 인앱결제 정책을 적용하려고 하자 아프리카TV가 앱 내 구매를 막아버렸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강경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별풍선은 아프리카TV에서 시청자가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BJ에게 후원할 때 사용하는 재화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 앱 내에서 별풍선을 구매할 수 없게 됐다. 구글이 최근 아프리카TV 측에 별풍선에도 인앱결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통보하자 강경책을 내놓은 것이다.

아프리카TV는 구글 앱 마켓에서 별풍선 구매를 막아도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구글 인앱결제 외 경로로 결제하면 번거로울 수 있지만, 오래된 플랫폼인 만큼 이용자의 경험치가 높다고 봤다. 실제 아프리카TV에 따르면 구글 결제를 막아도 고액결제자는 영향이 없었고, 실제로 앱 마켓을 옮기는 사례가 늘어났다.

별풍선은 ‘디지털 아이템’…"정책 따르라" 통보

앞서 구글은 별풍선이 디지털 아이템에 속한다고 보고 아프리카TV 측에 인앱결제 정책을 따를 것을 통보했다. 아프리카TV에서 별풍선을 구매하면 BJ 등급별로 아프리카TV가 20~40%의 환전 수수료를 가져가는데, 구글은 이를 ‘후원금이 제작자에게 100% 전달’ 부분과 다른 것으로 봤다.

구글 플레이 콘솔 고객센터 FAQ는 ‘이용자의 팁 또는 후원금이 제작자에게 100% 전달되고 결제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또는 서비스에 대한 액세스 권한이 부여되지 않는 경우 개발자는 구글 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했다.

구글이 별풍선을 인앱결제 대상이라 판단한 이유이자 구글 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구글은 디지털 아이템, 정기결제 서비스, 앱 기능 또는 콘텐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등은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지난 4월 인앱결제 정책을 강제했다. 구글은 4월부터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의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6월부터는 정책을 따르지 않은 앱을 삭제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이 같은 정책을 외면하고 카카오톡에 외부결제를 안내하는 아웃링크를 유지하다가 앱 업데이트가 중단되기도 했다. 또 웹툰·음원 스트리밍 앱 등 디지털 콘텐츠 앱 서비스는 최근 이용권 가격을 15~20% 올렸다.

별풍선은 ‘중간 화폐이자 캐시’…"인앱결제 대상 아니다"

반면 아프리카TV 측은 별풍선이 아프리카TV의 중간화폐이자 캐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앱결제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아프리카TV 측은 별풍선을 후원을 위한 기부 수단으로 해석했다. 별풍선은 디지털 아이템 혹은 디지털 재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용자가 별풍선을 BJ에게 선물하면, BJ는 부가가치세와 아프리카TV의 별풍선 수수료를 뗀 만큼의 금액을 환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프리카TV 측은 별풍선에 인앱결제를 적용하면 네이버, 카카오 등 콘텐츠 플랫폼의 콘텐츠 가격이 오른 것처럼 별풍선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사는 사람은 더 많은 돈을 내는데 같은 재화를 얻는다면 구매 의욕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구글 인앱결제 적용은 회사가 기존 이익을 일부 포기하거나 이용자 부담을 늘리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며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