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접종이 본격화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부작용이 두려워 바이러스벡터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실제 mRNA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다수의 부작용 호소 환자들이 증상을 과대평가하는 ‘노시보(nocebo) 효과’를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 픽사베이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 픽사베이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자마네트워크오픈(JAMA Network Open)’에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원인불명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다양한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시험으로 진행된 12개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실제 1차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 중 두통과 피로감 등 가벼운 부작용을 호소한 사람이 46.3%인 것에 반면 가짜 백신을 맞은 사람 35.2%도 비슷한 부작용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접종 역시 진짜 백신을 맞은 사람 61.4%가 부작용을 호소했고, 가짜백신을 맞은 31.8%도 동일한 증상을 호소했다. 해당 연구자팀은 첫 번째 접종 후 경미한 부작용을 겪은 76%, 두 번째 접종 후 동일한 부작용을 호소한 52%가 노시보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노시보 효과는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말이다.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 증상은 명확하지 않은 복통·어지럼증·두통 등이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바로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노시보 효과가 많이 발생하며, 신문·TV와 같은 대중매체에서 누군가의 부작용 사례가 소개되면 그것을 시청한 사람들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향을 갖는다.

이밖에 미디어에서 보건당국이 부작용을 주요하게 다루면 다룰수록 더 많은 사람이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 신약 임상실험에서 임상 참여자에게는 시험 전 신약 투여 시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고지하는데, 이때 알게 된 부작용에 대한 우려나 불안감에 때문에 가짜약을 투여받았음에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코로나 백신의 경우에도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해 대규모 임상 시험이 진행된다. 이때도 유효 성분이 제외된 생리 식염수로 구성된 가짜 백신을 투여받은 대조군이 존재한다. 대조군의 경우 이론적으로 주사 부위 통증 등 국소 부작용 외에 전신 부작용은 나타나지 말아야 하지만 부작용이 있다고 보고하는 참여자들이 존재하며, 연구자들은 해당 부작용을 노시보 효과로 간주한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에는 노시보 효과가 아닌 백신의 생체 내 작용에 의한 진짜 부작용도 존재한다. 주로 mRNA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심근·심낭염의 경우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으며 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고령보다는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0.01% 미만이며 대부분 경우 약과 휴식을 통해 빠른 호전이 가능하다.

혈소판감소증후군 동반 혈전증은 백신 접종으로 유발된 항체가 혈소판 수를 감소시켜 혈전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60세 미만 여성에서 발생하고 mRNA 백신보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다만 실제 발생률은 극히 낮아 12만5000명 중 1명에서 100만명 중 1명 사이로 알려져 있다.

즉, 극히 드물게 심각한 부작용이나 특수 부작용을 앓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 보고된 바로는 상당부분이 노시보 효과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플라시보 효과가 믿음과 기대에 근거하듯, 노시보 효과는 불안이나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노시보효과가 나타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약의 부작용을 너무 자세히 설명하기 때문으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삼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반대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백신 안전성을 국가가 나서 꾸준히 알려야 하고, 잘못된 오해를 막기 위해 투명한 방식으로 부작용 사례를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임상 관련 전문의는 "인간은 잘 이해가 안되고 모르는 부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범주로 생각하고, 그걸 현실로 받아들이는 본능을 갖고 있다"며 "굉장히 자연스러운 습성으로 백신 부작용 역시 이러한 본능에서 시작된다. 국가는 더욱 적극적으로 백신 안전성을 홍보하고 국민들에게 무조건적 강요보다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해 불안해 하는 사람들을 안심시켜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