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분리매각 시나리오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이하 대우조선 노조)는 분리매각에 반대 입장을 피력하며 이달부터 이와 관련한 투쟁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분리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매각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당초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분리매각설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 대우조선해양
하지만,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우조선 경쟁력 제고 방안이 담긴 컨설팅 보고서가 1~2개월 뒤에 나올 것이다"며 "대우조선 매각에 대해서는 분리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며 "본질적으로 대우조선 자체의 경쟁력이 약화된 부분이 문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몸집을 고려해 분리매각에 대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2조원 이상의 대우조선을 통째로 매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업계에서는 분리매각이 추진될 경우 대우조선의 몸집이 줄어들어 들기는 하나 공정 분리 및 수익성 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분리매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대우조선 노조와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노조는 최근 ‘국민 여러분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대우조선은 근본적으로 특수선과 상선을 쪼개어 팔 수 없는 내부구조로 돼 있다"며 "매각은 대우조선 전체 구성원들의 고용과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로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또 다시 실패할 것은 자명하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 노조는 이달부터 분리매각과 관련한 투쟁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우선 대우조선 노조는 이달 말 상경해 분리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또 9월 초에 경남 창원에서 같은 주제로 기자회견 혹은 기자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 9월 말에 서울 산업은행 앞에서 분리매각 반대 집회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분리매각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조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노조는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거제지역 대책위를 꾸리고 있으며 경남 대책위, 전국·서울 대책위까지 조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거제시, 경상남도 등과 연대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분리매각이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산업은행이 모든 것을 다 만들어 놓고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전대응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를 광범위하게 조직해 대우조선 분리매각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이다"며 "현재 분리매각 반대에 대한 논리적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역, 시민단체 등과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