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월 2일(이하 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2에 QD-OLED(QD디스플레이) TV를 전시한다. 유럽시장에 QD-OLED TV를 출시한지 6개월쯤 지난 상황에서 전시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다. 시제품을 만들고도 꽁꽁 숨겼던 1월 CES 2022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18일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IFA 2022에서 네오 QLED 8K, 마이크로 LED TV를 주력 제품으로 소개하겠지만, 전시장 부스 한켠에는 QD-OLED TV를 소개하는 공간도 마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종희 부회장이 1월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CES 2022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이 1월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CES 2022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OLED 기술 기반 TV를 처음 꺼내든 건 IFA 2012다. 8년 전 ‘UHD OLED TV’를 전시한 IFA 2014가 마지막 공개 전시였다. 삼성전자는 그해 수율 문제를 이유로 OLED TV 사업을 포기했다. 당시 OLED TV 개발과 출시를 지켜본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에게는 ‘아픈 손가락’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QD-OLED TV에 대한 한종희 부회장의 메시지다. 한 부회장은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CES 2022 기자 간담회에서 "원하는 수량이 나오지 않아 전시에서 뺐다. 수량이 확보되면 소개할 것이다"라며 QD-OLED TV를 전시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CES 2022와 달리 제품을 전시할 IFA 2022에서는 OLED 기반 TV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 QD-OLED TV ‘S95B’ / 삼성전자
삼성 QD-OLED TV ‘S95B’ / 삼성전자
하지만 한 부회장은 전시 여부와 별개로 TV 중장기 사업 비전에서 QD-OLED TV를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초대형·8K TV를 주력으로 ‘사용자 경험’을 강조할 방침인데,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 만드는 QD-OLED TV는 여전히 4K 화질과 55·65인치 규격에 머물러 있어 사업 비전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네오 QLED 대비 판매 대수가 미미한 QD-OLED는 삼성전자의 메인 프리미엄 TV로 볼 수 없다"며 "하반기 TV 수요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한 부회장이 굳이 QD-OLED에 대해 목소리 낼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 부회장은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더 세리프’, ‘더 프레임’ 등 라이프스타일 TV와 8K, 마이크로LED TV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최근 유럽법인 점검을 위해 떠난 출장에서도 OLED를 배제하고 네오 QLED와 라이프스타일 TV 관련 현황만을 중점적으로 챙긴 바 있다.

그는 영국 처트시(Chertsey),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생투앙 등에 위치한 유럽 주요 법인을 방문해 영업 상황을 보고 받고 판매를 독려하는 일정을 마친 후 6월 중순 귀국했다. 유럽 법인 점검에서 판매량이 미미한 QD-OLED TV는 주요 논의 사항이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