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가 중국 기업의 물량 공세에 맞서 연구개발(R&D)과 인력 확보에 힘을 쏟는다.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SDI가 3사 중 가장 많은 R&D 비용을 지출했고, 인력에서는 SK온이 비교적 많은 규모를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3사가 발표한 반기보고서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R&D 비용은 총 9971억원 규모다. 2021년 전체 R&D 비용(1조 6108억원)의 61.9%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추세라면 2022년 R&D 비용은 연간 총 2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 NCMA 배터리 / 이광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 NCMA 배터리 / 이광영 기자
업체별로 5147억원의 비용을 쓴 삼성SDI가 가장 많았고, LG에너지솔루션(3874억원)과 SK온(1039억원) 순이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로 봐도 삼성SDI는 5.9%로 LG엔솔(4.0%)과 SK온(4.08%)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삼성SDI는 배터리 외에 전자재료 사업도 영위 중으로 경쟁사 대비 R&D 비용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상반기 연구실적 5개 중 3개가 배터리와 연관돼 있고, 비교적 북미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선 만큼 배터리 R&D에 상당 부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느는 만큼 배터리 3사는 상시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3사 직원 수는 2021년 12월 2만 2183명에서 올해 6월 30일 기준 2만 3747명으로 1564명 증가했다.

삼성SDI 연구소 전경 / 삼성SDI
삼성SDI 연구소 전경 /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직원 수는2021년 말 9564명, 올해 상반기 1만105명으로 541명 늘었다. 삼성SDI 직원 수는 지난해 말 1만1315명에서 올 상반기 1만 1502명으로 197명 증가했다. 2021년 10월 설립된 SK온은 같은 해 12월 1512명에서 올해 6월 2140명으로 600명 넘는 인력 충원을 이뤘다.

한국전지산업협회 조사 결과 국내 배터리업계 전체 부족 인력은 석·박사급 연구·설계인력 1013명이다. 학사급 공정인력 1810명까지 포함하면 3000명을 훌쩍 넘는다.

반면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기업 중국 CATL은 압도적 규모의 인력으로 K배터리를 위협한다. 이 회사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CATL에는 127명의 박사와 1382명의 석사를 포함해 5592명의 R&D 인력이 있다. 3300명쯤인 LG에너지솔루션을 능가한다.

SK온의 파우치형 NCM9 배터리 / 이광영 기자
SK온의 파우치형 NCM9 배터리 / 이광영 기자
특허 만큼은 K배터리가 CATL을 압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재와 공정, 핵심 기술 분야에서 2만 4000개(국내 8280건, 해외 1만 6706건)가 넘는 특허를 보유 중이다. 시장점유율 1위인 CATL(4000개)의 6배 이상이다.

삼성SDI도 LG에너지솔루션 못지 않은 특허를 보유했다. 국내 7892건, 해외 1만 6400건으로 총 2만 4487건이다. 삼성SDI는 특히 세계 배터리 기업 중 전고체 배터리 부문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국내외 특허 및 실용신안 등록 건수는 ▲2018년 319건 ▲2019년 340건 ▲2020년 276건 ▲2021년 335건으로 들쑥날쑥하다가 2022년 178건으로 감소 추세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