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태블릿에 사용되는 모바일 운영체제(OS)는 둘 중 하나, 안드로이드(구글) 또는 iOS(애플)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PC 운영체제의 절대강자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모바일 OS 시장에서만큼은 단 1%의 점유율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물론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심지어 모바일 OS 시장에 MS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던 시절도 있었다. 마소 1999년 4월호에는 ‘집중 분석! 모빌 컴퓨팅 플랫폼과 운영체제’라는 제목의 모바일 OS 특집이 다뤄졌다.
당시 모바일이라고 하면 HPC(Handheld Personal Computer, PDA를 포함한 총칭)가 대상이었다. 이러한 기기는 외부에서 또는 이동하면서 PC 업무를 어느정도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 PC OS 시장의 지배자인 MS가 이 시장에까지 OS를 공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을지 모른다.
당시 MS의 모바일 OS 명칭은 ‘윈도 CE’였다. 윈도 CE는 1996년 11월에 출시됐지만 1994년부터 MS 여러팀에서는 모바일 OS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다. 코드명 ‘펄사(Pulsar)’라는 PDA용 OS, ‘윈패드(WinPad)’라는 윈도3.1 기반의 PDA용 OS 개발이 대표적으로, 당시 빌게이츠는 이러한 모바일 OS를 통합해 집중적으로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고 마소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MS가 신규 버전을 내놓은 사이 모바일 OS 시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요동치고 있었다. 냉정하게 말해 MS는 2000년 이후부터 PDA 시장에서 심비안과 블랙베리 OS에 밀렸고, 2000년대 중반부터는 안드로이드와 iOS에 밀렸다.
MS가 모바일 OS 시장에서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MS의 ‘윈도 모바일’ 사용 환경이 PC에 맞춰져 있어 조그만 화면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실패 이유로 꼽는다. 그 외에도 오픈소스 기반인 안드로이드와 달리 유료 정책을 고수했다는 점, OS가 불안정했다는 점 등도 실패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점이 가장 큰 실패 이유가 아니었을까 한다. 마소 매거진에 실린 ‘마이크로소프트의 꿈’이라는 박스 기사가 묘한 여운을 남긴다.
"MS가 바라는 점은 HPC를 기반으로 가전제품에서 PC와 같이 사용하게 될 기기들, 예를 들면 셋톱박스나 가정용 게임기, 노트북 등 시장의 모든 OS를 다시 PC와 마찬가지로 윈도우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 MS의 전략이다. 과연 얼마나 그 바람이 세차게 우리에게 불어올지는 지켜볼 일이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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