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가 KB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을 새로운 주주로 맞이하며 모빌리티와 금융의 시너지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티맵모빌리티는 본격적인 금융사업에 가속페달을 밟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올인원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에 본격 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4대 주주된 KB국민은행…"분사 때보다 2배 높은 가치, 고무적 성과"

티맵모빌리티는 22일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스퀘어와 협력해 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국민은행은 티맵모빌리티 지분 8.3%를 보유한 4대 주주가 됐으며 전략적 투자자로서는 1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번 투자는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에 대한 대형 금융사의 첫 대규모 투자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ESG 및 상생 협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 체결 이후 6개월 간 논의를 통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티맵모빌리티 기자간담회 모습. / 조성우 기자
티맵모빌리티 기자간담회 모습. / 조성우 기자
특히 티맵모빌리티는 국민은행으로부터 총2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하게 됐다. 이는 2020년 분사시점 기업가치인 1조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번 투자의 배경으로 모빌리티, 금융분야의 다양한 협업을 꼽았다. 플랫폼 종사자 등 특정 고객군을 겨냥한 특화 금융상품이나 오프라인 영업점에 대한 스마트 주차 서비스, 중고차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내비게이션, 전기차 충전, 대리운전, 주차, 킥보드, 렌터카 등 1400만 월간활성이용자수를 보유한 티맵 플랫폼 경쟁력 및 자율주행·도심항공교통(이하 UAM) 등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성장 잠재력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티맵모빌리는 국민은행을 전략적인 사업파트너로 맞이하게 됐다"며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시점에 국내 1위사 국민은행을 전략적 파트너로 맞이한 것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분사때 보다 2배 이상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며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에 대한 대형 금융사의 첫 대규모 투자로 의미가 있고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게 돼 고무적인 성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빌리티·금융 시너지 본격화…리텐션 시너지도 기대

티맵모빌리티는 앞으로 금융과 모빌리티가 접목된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국민은행을 비롯해 손해보험, 캐피탈, 카드 등 다양한 KB금융 계열사들과 협엽을 통해 모빌리티 보험, 대출 등 금융상품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양사는 티맵 플랫폼 종사자에 특화 된 소액대출을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대리운전·화물·발렛 등 플랫폼 전업 종사자의 경우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해 대출 등 금융혜택에 제약을 받는데, 금융 거래 이력 대신 근무일수·업무활동·고객 피드백 등 플랫폼 활동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들. / 조성우 기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들. / 조성우 기자
또 대리·발렛·탁송 등 티맵 서비스와 연계한 보험 영역의 협력도 추진한다. 양사의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티맵 플랫폼 이용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대리·탁송보험 등 상품 개발을 검토 중이다.

그간 따로따로 보험에 가입해야했지만 새로운 상품을 통해 안전운전자에 대한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도 나선다. 국민은행의 포인트 제도, 결제 서비스 등을 티맵과 연동해 소비자들이 모빌리티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중고차 관련 사업도 협력을 추진한다. 티맵의 운전점수와 KB캐피탈의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를 연동해 전 차주의 운전점수를 제공하는 등 차별적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성장전략 담당은 "KB금융은 은행과 보험, 캐피탈, 카드 등 모빌리티에 필요한 금융서비스 풀라인업을 보유한 유일한 금융그룹이다"며 "금융을 적극적으로 레버리지해 티맵모빌리티의 플랫폼폼 생태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금융상품을 중소 플랫폼 기업에게도 활용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며 "금융 상품들은 금융당국과 논의가 돼야 한다. 연내에 런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담당은 이번 협업을 통해 리텐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 운전자 70% 이상이 티맵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분석결과 티맵고객 중 국민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58%정도다. 양사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리텐션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