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빅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디토닉이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하며 관련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스페인 산탄데르에서는 ‘K-시티 네트워크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 관련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유럽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또 중동과 미국, 베트남 등지에서도 기술력을 과시하며 투자 유치와 현지 진출 교두보를 만들었다. IT조선은 해외 시장에서 이같은 성과를 이끈 안젤로 코그놋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책임자와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을 만나 디토닉의 기반 기술과 솔루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디토닉의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왼쪽)과 안젤로 코그놋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책임자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디토닉
디토닉의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왼쪽)과 안젤로 코그놋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책임자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디토닉
디토닉은 2014년 설립된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시공간 빅데이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주력 제품은 지오하이커(Geo-Hiker)다. 디토닉은 이 외에도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리테일, 자율주행, 전자정보표시기(ESL) 등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디토닉이 최근 업계 이목을 끄는 이유는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스페인 산탄데르에서 진행한 ‘K-시티 네트워크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 관련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다. 디토닉은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AI 기업의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특히 스타트업이 국가 주도 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을 갖췄다는 점도 증명했다.

스페인 산탄데르에서 이뤄진 실증사업은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 기반 스마트 주차 서비스다. 기존의 스마트 주차 서비스가 현재 비워져 있는 주차 공간만 확인할 수 있는 반면, 디토닉의 스마트 주차 서비스는 주차 혼잡도를 예측해 10~60분 뒤의 주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예측 시스템이다.

디토닉은 이를 위해 자사의 대표 솔루션인 시공간 빅데이터 처리 엔진 ‘지오하이커(Geo-Hiker)’와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 기술을 활용했다.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기술은 도시 내 흩어진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연계해 도시 내 다양한 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방형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기술이다.

아래는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과 안젤로 코그놋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책임자와 나눈 일문일답.

ㅡ 각자 소개를 해달라

"(안젤로 코그놋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책임자)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코트디부아르 출신이다. 한국에 온 지 12년 정도 됐다. 2021년 1월 디토닉에 합류해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책임자를 맡고 있다. 디토닉의 글로벌 R&D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이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본투글로벌에서 매니저로 일했다. 디토닉도 본투글로벌 멤버였다. 데이터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었지만 빅데이터 전문 커리어를 원했고 디토닉에서 기회가 생겨 합류했다."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 비아에버팀을 맡고 있다. 비아에버팀은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사업 수주부터 프로젝트 계약, 제안 내용대로 프로젝트가 이뤄지는지 등을 조절한다."

안젤로 코그놋 디토닉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책임자. / 디토닉
안젤로 코그놋 디토닉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책임자. / 디토닉
ㅡ디토닉 기술을 알려달라

"(안젤로 코그놋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책임자) 디토닉은 지오하이커 솔루션이라는 빅데이터 처리 엔진을 갖고 있다. 지오하이커는 수 많은 데이터가 발생하는 스마트시티에 적용된다. 여러 센서 종류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우리 플랫폼에서 지원할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라는 데이터 플랫폼도 있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스마트시티에 필요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API 형태로 제공한다."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 지오하이커보다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가 더 큰 개념이다. 디토닉의 지오하이커는 시공간 데이터 처리 엔진이다. 국토교통부에서 주도한 프로젝트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 안에 지오하이커가 탑재됐다.

스페인 산탄데르에도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를 적용했다. 국내에서는 부산시, 부천시가 이를 도입했다. 울산시, 양주시 등도 적용을 검토 중이다. 시각화 기능을 넣거나 대시보드 형태로 도시 자원 현황을 파악하는 모듈 같은 것을 탑재할 수 있다."

ㅡ디토닉 기술은 스마트시티에 어떻게 적용되나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데이터가 정형 데이터가 아닌 시공간 정보를 가진 데이터라면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시공간 데이터는 전체 데이터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지만 시공간 빅데이터 기술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디토닉은 시공간 데이터 처리에 드는 컴퓨팅 자원을 줄이면서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업과 공공기관이 데이터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빅데이터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다양한 센서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내는데, 유의미한 데이터가 되려면 한 곳에 모아 이를 쉽게 가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엔드유저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이 고되다. IoT 센서를 연동해 특정 DB에 적재, 가공, 검증을 거친 후 모델을 개발해서 또 검증한다. 이를 서비스에 연동하고, 서비스를 시각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이용자가 보는 화면 하나에 표현한다.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는 모델에 필요한 일련의 과정을 쉽게 만든다.

부천시가 활용한 ‘퍼스널 모빌리티(PM) 데이터’가 예다. 부천시는 PM 데이터를 전동퀵보드에 적용했다. 전동퀵보드는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또 들어가면 안 되는 지역에 이용자가 몰라서 들어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허브를 통해 이런 데이터를 모았다. 속도 위반 지역, 무단으로 방치되는 지역 같은 곳을 모아 ‘지오펜스(진입금지구역)’를 구성했다. 진입금지구역인데 진입하는 데이터를 쌓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부천시 CCTV와 연계해 위험지역이나 주차·반납 정보를 확인해 부천시가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ㅡ기존 주차 서비스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안젤로 글로벌 프로젝트 최고 책임자) 산탄데르에서 원하는 것은 예측이었다. 주차 공간 혼잡도를 예측해 10분, 20분 뒤에 주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서비스를 보고 싶어했다. 지오하이커로 예측모델을 만들었다."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 기존의 주차 서비스는 현재 비워져 있는 공간만을 안내한다. 빈 공간이 있어 주차장에 왔는데, 이동하는 사이 다른 차가 주차를 해서 공간이 사라지면 헛탕을 칠 수밖에 없다. 이에 산탄데르 현지에 적용된 서비스는 주차 센서를 이용해 이용자 도착 시간을 예측하고 그 시간에 주차할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인 현지 데이터를 가공하고 처리하는 것까지가 실증의 목적이다. 데이터를 원활하게 수집하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스페인 구글스토어에 주차서비스 앱을 배포하고 약 1000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앱에 적용된 주차 혼잡도 예측 모델의 정확도는 90% 이상을 기록했다."

김영곤 디토닉 비아에버팀 팀장. / 디토닉
김영곤 디토닉 비아에버팀 팀장. / 디토닉
ㅡ예측모델 정확도가 90%면 꽤 높은 듯 싶다. 만족할 수준인가?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 조금 더 고도화가 필요하다. 보다 많은 데이터가 쌓여야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데, 그렇게 데이터를 쌓지 못해 아쉽다. 주차 센서를 설치해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알고리즘 고도화에 필요한 조치를 수행하고자 한다."

ㅡ이번 스페인 실증사업을 통해 얻은 점과 보완할 점,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 스페인 현지에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를 충분히 적용 가능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이 얻은 것이다. 특히 스페인에서 추진하는 저탄소배출사업과 주차장 사업이 연계될 수 있어 기대감을 키운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것처럼 전기차 충전소 현황을 제공하는 그런 서비스가 아직 스페인에는 없다.

아쉬운 점은 한국과 상황이 많이 달랐다는 것이다. 센서 매립을 위해서는 콘크리트 타공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았다. 센서를 몇 백, 몇 천개 단위로 설치해야 하는데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산탄데르 시와 협조했음에도 처음 문을 두드려본 상황이라는 점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스페인 대학교 연구소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보완할 점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주차장 수가 적다고 답했다. 앱에 나온 주차장이 2곳 정도였는데, 향후 여러 주차장 정보를 보여주면 조금 더 의미 있는 서비스가 될 것 같다는 코멘트를 받았다."

ㅡ 향후 비즈니스 계획은?

"(김영곤 비아에버팀 팀장) 해외 쪽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전자정보표시기(ESL) 분야는 베트남 진출을 위해 담당 팀이 거의 격주로 베트남에 출장을 가고 있다. 올해 미국지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제품 버전업을 준비 중이다. 국내 IT시장이 정체됐는데, 이런 때일수록 기대받는 스타트업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글로벌 진출과 제품 버전업이 그 기반이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