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재직시 기업과 유착 우려…독립성 제고 기대"

코스피200 기업 중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6년 이상의 장기 재직 감사(위원)가 줄고 있는 것으로로 분석됐다.

감사위원이 장기 재직 할 경우 기업과의 유착 등 독립성이 위배될 수 있는데, 장기 재직 기한이 줄면서 독립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보고서를 통해 여성 감사위원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정KPMG가 29일 발간한 보고서 ‘2022 감사위원회 아웃룩 볼륨(Vol.)4’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200 기업 중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173개사다. 이는 2019년 162개사, 2020년 167개사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2월 개정된 상법에 따라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는 해당 회사에서 최대 6년, 해당 회사와 계열회사 합산 최대 9년까지만 재직할 수 있다. 이에 재직기간이 6년을 초과하는 감사위원은 27명으로 전년 46명 대비 19명(3.5%포인트) 감소했다. 코스피200 감사위원의 평균 재직기간도 2.6년으로 전년 2.8년 대비 0.2년 감소했다.

올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는 이사회의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할 수 없다. 지난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의 전체 등기이사는 1379명이다. 이 중 여성 등기이사는 120명으로 8.7%에 불과했다. 기업당 여성 등기이사는 0.62명 수준이다. 삼정KPMG는 "여성 등기이사에 대한 급격한 수요증가로 인해 여성 등기이사 선임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기업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200의 감사위원 563명 중 여성은 56명이며, 전년 25명 대비 31명(5.4%) 증가했다. 삼정KPMG는 "획일적인 집단 사고를 방지하고 다양성 확보를 위해 감사위원회의 성비 구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여성 등기이사가 증가해 여성 감사위원 비중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코스피200 기업의 감사위원회 안건 3293건에 대한 분석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가장 많은 안건 유형은 ▲외부감사인 감독(23.7%) ▲내부회계관리제도 감독(19.6%) ▲재무 감독(19.0%)으로 집계됐다. 이어 내부감사 감독(16.5%)도 전년 대비 가장 큰 증가폭(3.4%)을 보이며 감사위원회 안건으로 많이 다뤄졌다.

특히 내부감사 감독은 2019년 신 외부감사법 시행 이래 매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삼정KPMG는 "감사(위원회)의 활동이 강화되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내부감사조직의 감사계획 승인과 결과 보고 등 관련 안건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다만 감사(위원회)가 ‘직보라인’과 ‘책임자 임면동의권’을 보유한 기업은 코스피200 중 17개사에 불과했다. 내부감사조직이 감사(위원회) 산하에 직속돼 감사(위원회)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곳은 미미했음을 나타낸다.

김유경 삼정KPMG 감사위원회 지원센터(ACI) 리더는 "감사(위원회)가 법규에서 요구하는 책임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지닌 내부감사조직의 지원이 핵심적"이라며 "경영진에 직속된 내부감사조직은 독립성 측면에서 내부감사조직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보고서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새롭게 살펴봤다. 코스피200 대상 기업의 15개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은 67.1%로 나타났다. 이 중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지표의 준수율은 99.4%로 가장 높았으며, ‘집중투표제 채택’ 지표의 준수율은 6.1%로 가장 낮았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