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코퍼레이션(이하 밸브)의 휴대용 PC ‘스팀덱’이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콘솔 기기 공급난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새로운 폼팩터로서 게임 이용자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어서다. 밸브는 높아진 인기에 힘입어 새로운 디바이스 계획까지 발표하자 업계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밸브의 스팀덱. /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밸브의 스팀덱. /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밸브, 스팀덱 출고 속도…차세대 스팀덱 계획 구상 밝혀

3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밸브가 최근 스팀덱의 사업 방향을 담은 e북을 공개했다. 밸브는 해당 e북을 통해 차세대 스팀덱을 언급했다. 밸브 측은 "스팀덱은 스팀 휴대용 게임 PC의 새로운 제품군 중 첫 번째 제품이다"라며 "앞으로 밸브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개선해 새로운 버전의 스팀덱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스팀덱은 휴대용 PC로 올해 초 출시된 제품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 등 패키지 게임을 구매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콘솔 기기와 차이가 있다. 스팀덱 이용자는 스팀에서 서비스하는 게임 중 스팀덱에 호환되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최근 밸브가 국내에도 정식으로 판매를 시작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팀덱의 높은 인기는 휴대성과 스팀에서 제공하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팀덱을 사용해 본 이용자들은 게이밍PC를 대체할 제품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휴대용 기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최신 게임이 쾌적하게 실행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용 OS와 편리한 UI, PC에선 경험하기 힘들었던 손쉬운 게임 일시 중단 및 재개 등 전반적으로 게임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좀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는 콘솔 기기 시장도 한몫을 했다. 현재 콘솔 시장은 반도체 수급으로 인해 고질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소니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가 모두 포함된다. 심지어 소니는 PS5의 가격을 인상을 결정했다.

스팀덱도 몰려드는 주문으로 인해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지만 스팀은 최근 자사의 공식 트위터, 블로그 등을 통해 스팀덱 생산을 확대해 이르면 3·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스팀덱 예약자가 제때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혀 게임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멀티플랫폼 시대, 주목받는 스팀덱

최근 글로벌 게임사들이 PC, 콘솔, 모바일 등 멀티플랫폼 게임을 지향하고 스팀을 통한 신작 출시를 예고한 점도 스팀덱의 인기를 높이는 배경이다. PC 게임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밸브가 휴대용 PC 사업으로 새로운 성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모든 게임을 스팀덱으로 플레이할 수 없지만 데스크톱, 노트북 등 PC를 통해 이용할 수 있던 게임을 스팀덱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된 만큼 밸브의 휴대용 PC 디바이스는 시장에서 더욱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콘솔 팬층은 여전하지만 공급난이 장기화되고 PC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출시되면서 스팀덱에 관심있는 이용자가 적지 않다"며 "글로벌 이용자 호응에 밸브가 차세대 기기 출시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