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비자의 여름날을 책임졌던 에어컨 생산라인의 풀가동 체제를 최근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가전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양사는 최근 가동률 100% 미만 수준으로 에어컨을 생산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름철 길었던 장마와 이른 시기 무더위가 주춤한 영향이 결정적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단 6번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직원들이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를 생산하는 모습 / 삼성전자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단 6번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직원들이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를 생산하는 모습 / 삼성전자
가전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생산라인은 통상적으로 7월까지 100% 이상 풀가동을 진행하며, 8월 초부터는 100% 미만의 정상 가동 수준으로 내려간다"며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2년형 무풍에어컨 인기에 힘입어 광주사업장에 위치한 에어컨 생산라인을 2월부터 풀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4월부터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 풀가동에 돌입한 바 있다.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에어컨 생산라인 평균가동률은 118.3%다. 2021년 상반기 128.9%보다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561만 4000대였던 생산능력이 라인 증설로 632만대로 증가한 영향이다.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점검을 하는 모습 / LG전자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점검을 하는 모습 / LG전자
실제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에어컨 생산량은 가동률 하락에도, 2021년 상반기(723만 7000대) 대비 소폭 증가한 747만 8000대를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성수기를 대비한 에어컨 생산 라인 증설로 지난해 상반기 130%에 육박한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8시간 기준 초과 근무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LG전자 에어컨의 평균 판매가격은 2021년 대비 5.9% 하락했다. 이는 창문형 에어컨 수요가 늘어나는 등 가정용 설치 트렌드가 바뀌면서 비교적 저렴한 창문형 에어컨 모델 판매 비중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2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계절 영향에 따른 에어컨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생활가전 사업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최고 분기 매출인 7조 2900억원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