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베어마켓 랠리를 보이던 증시가 다시 아찔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강세로 투자심리가 얼어 붙었다. 7월과 8월 외국인 매수세에 힘을 내는 듯했던 코스피는 이후 달러의 고공 행진에 2400선을 다시 내줬다. 증권가에서는 추석 이후로도 별다른 상승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종가 2384.34를 기록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0.33% 상승했다. 외국인이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개인과 기관이 증시를 지탱했다. 연초(2988.77) 대비로는 20.2% 하락한 수치이고, 최근 단기 고점인 지난달 16일 기록한 2533.52와 비교하면 5.8% 내렸다.

22일 증시 분수령 될듯…FOMC 자이언트 스텝 이어가나

추석 연휴 이후 연말까지 어떨까. 증권가에서는 낙관적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달 코스피 밴드 전망을 봐도 230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등 위쪽 보다는 아래쪽으로 열려있다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변곡점은 오는 22일(한국시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은행(BOJ) 금정위와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유로존 9월 소비자기대지수 등도 같은 날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매파적 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이를 뒤집을만한 연준 위원들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9월 코스피 전망 2300 초반~2500 중반…갈수록 낮아져

한국투자증권은 9월 코스피 밴드로 2340~2540을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강한 긴축이 예고돼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도 낮다"며 "시장의 이익 모멘텀이 약화된 점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가와 금리를 주목해야 한다"며 "유가 상승과 장단기 금리 차 축소가 나타난다면 시장 방어력이 강하고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종목에 집중해야 하며 방산, 조선, 음식료, 2차전지, 유틸리티 등이 이에 포함된 업종"이라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는 9월 코스피지수를 2350~2600으로 예상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선회 기대가 빨랐는지 ▲유럽 에너지 대란은 정해진 미래인지 ▲중국의 경기 하강은 되돌릴 수 있는지 등을 꼽았다.

노 연구원은 "지수 상단과 점차 가까워진 시장 상황에서 실적을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2023년 그림을 그려갈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익 증가율이 높은 업종으로의 대응을 추천하며, "화학, IT 하드웨어, 통신, 기계, 화장품, 필수소비재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헬스케어, 자동차는 올해와 내년 실적 흐름이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고 안정적인 업종"이라고 주문했다.

대신증권은 9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80~2550선으로 제시했다.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약화되고 경기 실적 불안이 가중되면서 코스피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 여파로 인한 단기 충격 이후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반등 시도가 9월 초반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반등 목표치는 2550포인트로 하향 조정한다"며 "에너지 위기로 인한 물가,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달러 강세 압력 확대 속에 예상보다 강한 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스탠스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스피 2400~2500선에서는 실적대비 저평가된 업종을 중심으로 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며 "2500선 이상에서는 현금비중을 확대하고 배당주, 통신, 음식료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j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