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고로 3기 및 일부 제강(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조정하는 작업)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됐지만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 라인의 피해가 아직까지 복구되지 않아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완성차업계, 조선업계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복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 복구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7일 공시를 통해 태풍 한남노로 인한 침수피해로 포항제철소 제강 및 압연 등 전 공정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동을 중단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 포스코
가동을 중단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 포스코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정상화를 위해 추석 연휴기간에도 복구작업을 전개했다. 추석 연휴기간 중 포항제철소 임직원과 더불어 광양제철소 및 그룹사 임직원, 협력사, 관계기관 등 하루 평균 8000여명, 연휴기간 누적 3만여명이 포항제철소 복구작업에 나섰다.

또 서울 포스코센터 임직원들과 하루 300여명의 광양제철소 직영 정비 및 협력사 직원들, 경상북도, 소방청, 도로공사, 조선사, 해병대 등도 중장비와 인력을 지원하며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을 도왔다.

이를 통해 13일 포항제철소 고로 3기 및 일부 제강공장 정상적으로 가동됐고 철강반제품 생산이 시작됐다. 세부적으로 10일 3고로, 12일에는 4고로와 2고로가 순차적으로 정상가동에 돌입해 포항제철소 모든 고로가 정상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앞서 12일에는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제강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한 제강 및 연주(제강과정을 거친 쇳물로 고체 형태의 철강 반제품을 만드는 작업)설비 복구 작업이 진행됐고 제강공장의 경우 전로 총 7기 중 4기와 연주 총 8기 중 4기가 재가동 됐다.

고로가 재가동 됨에 따라 쇳물이 나오고는 있지만 철강제품 생산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쇳물이 생산되고 고체화까지 과정이 복구됐다고는 하나 후공정인 압연 라인이 복구되지 않아 제품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냉천 인근에 위치해 범람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압연라인은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압연라인의 배수 작업이 80% 정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가동된 포항제철소 3고로. / 포스코
가동된 포항제철소 3고로. / 포스코
포스코 관계자는 "압연라인이 복구되지 않았고 압연라인 지하시설물 복구가 마무리돼야 정확한 피해규모 추산 및 압연라인 복구·가동 계획이 수립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 중인 재고의 신속한 출하로 고객사 수급안정화에 최우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포스코로부터 제품을 제공받는 완성차, 조선업계 역시 포항제철소 복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의 복구작업이 길어질 경우 포스코로부터 강판을 공급받고 있는 완성차업계와 후판을 공급받고 있는 조선업계도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당시 확인했을 때 포스코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당장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며 "비축해 놓은 제고가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이 길어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 역시 "몇달 정도는 버틸 수 있는 후판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당장 조업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조선업계 역시 생산 차질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복구 작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