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보유한 6세대(6G) 통신용 주파수 대역인 테라헤르츠(㎔) 대역 기반 실외 데이터 전송 거리는 100m였다. 그런데 최근 320m로 데이터 전송 거리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테라헤르츠 대역은 100기가헤르츠(㎓)와 10㎔ 사이 주파수 대역을 말한다. 기존보다 더 넓은 통신 대역폭을 사용해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돕는다. 6G 이동통신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킬 핵심 기술로 꼽힌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프라운호퍼 하인리히-헤르츠 연구소에서 김병훈 LG전자 CTO 부사장이 현지 관계자와 6G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LG전자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프라운호퍼 하인리히-헤르츠 연구소에서 김병훈 LG전자 CTO 부사장이 현지 관계자와 6G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는 최근 독일 베를린의 프라운호퍼 하인리히-헤르츠 연구소에서 6G용 테라헤르츠 대역(155㎓~175㎓)을 활용해 실외에서 통신 신호를 320m 거리까지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2021년 8월 실외 100m 무선 송수신 성공에 이어 1년만에 이룬 쾌거다.

당시 LG전자와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6G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전력 증폭기를 공동으로 개발, 출력 신호를 세계 최고 수준인 최대 15dBm까지 끌어올렸다.

일반 도심에서 사용하는 기지국의 셀 커버리지는 보통 250m 수준이다. LG전자의 이번 테스트가 의미가 있는 것은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기지국 하나가 수용할 수 있는 영역을 더 넓힐 수 있다는 점이다. 실내는 물론, 실외 도심 지역 전반에서 6G㎔ 통신을 상용화하는데 한 발 더 다가선 셈이다.

6G ㎔와 같은 초광대역 주파수는 도달거리가 짧고, 안테나 송수신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심한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송신 전력을 끌어올리는 '전력 증폭기'와 수신 신호 품질을 향상시키는 '수신기소자' 개발이 중요하고, 망 확산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LG전자와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이번 시연을 위해 전체 출력 20dBm 이상의 '다채널 전력 증폭기', 노이즈 발생을 최소화하는 '저잡음 수신 신호 증폭기' 등 송수신 핵심 소자의 신규 개발에 성공했다. 또 모듈의 집적도를 높여 향후 상용화에 용이하도록 했다.

LG전자는 23일 서울 마곡동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공동으로 '6G Grand Summit' 행사를 열고 이번 테라헤르츠 기술 개발 성과를 비롯한 그간의 6G 분야 개발 성과 등을 발표한다.

6G 이동통신은 2025년쯤 표준화 논의를 시작해 2029년에는 상용화가 예상된다. 5G 대비 한층 더 빠른 무선 전송속도와 고신뢰의 통신 지원이 가능하다.

김병훈 LG전자 CTO 부사장은 "이번 실외 320m 시연 성공으로 초당 1테라비트 데이터의 전송을 실현하는 6G 기술 목표를 보다 현실화했다"며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연구기관, 업체들과 협력해 LG전자 미래 사업의 핵심 기술 요소 중 하나인 6G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