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는 국내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대표적인 OTT(Over The Top) 플랫폼이다. OTT에서 Top은 셋톱박스를 뜻하는데, 이 셋톱박스를 넘어 다양한 환경에서 국내 및 해외 TV방송, 영화, 자체 제작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OTT는 지금 우리들의 볼거리를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이러한 볼거리 문화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을 OTT 문화의 시작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볼거리 서비스의 태동은 그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었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008년 4월호에는 ‘IT 비즈니스의 새로운 희망 IPTV’이라는 특집 기사가 실렸다.
2008년부터 관련 법안(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인터넷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실시간 방송은 물론 영화,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당시에는 IPTV가 영상 기반의 IT 시장을 크게 변혁시킬 것이라고 예측했고, 관련 업계에서는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눈에 띄는 부분은 포털 업계에서 IPTV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털 업계의 IPTV 시장 진출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TV에서의 포털(네이버, 다음 등) 검색은 불편했음은 물론 ‘TV는 편안하게 보는 것’이라는 사람들의 볼거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IPTV 시장 또한 기대만큼의 성장을 보이지는 못했다. 대표적인 사업자는 통신3사 및 케이블방송사였고, 사람들은 VOD((video on demand, 주문형 비디오) 즉,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다시보기, 영화, 해외 드라마를 이용하는 정도였다.
모르긴몰라도 IPTV 서비스가 본격 시작된 2008년부터 10년이 지나는 기간보다 최근 5년 간의 변화가 더 크고 역동적이며 사람들의 볼거리 문화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IPTV가 인터넷 기반의 볼거리 산업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은 사실이다. 당시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한계성, 다양한 볼거리에 대한 목마름 등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시키기 위해 탄생했고, 지금 OTT 서비스가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다만 셋톱박스 기반 TV 환경이라는 제약과 인터넷 통신 기업들의 반강제적 약정식 요금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고 판단되지만 말이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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