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을 중심으로 폭풍 성장하던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장의 ‘긱 워커(gig worker·조직과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수입을 올리는 근로자)’가 점차 콘텐츠 크리에이터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으로의 움직이 거세다. 이곳은 누구나 모바일 기기와 플랫폼만 있으면 시작이 가능해 진입장벽이 낮다.

라이브 스트리머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라이브 스트리머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늘어난 비정규직 프리랜서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본업에 얽매이지 않으며, 새로운 비즈니스와 부가 수입을 추구하는 긱 워커가 하나의 트렌드로 확고하게 자리잡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집계한 ‘2021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조사’를 보면, 국내 긱 워커 규모는 220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12명 중 1명 정도는 긱 워커인 셈이다.

긱 워커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2020년 5월 세계경제포럼이 내놓은 ‘긱 이코노미 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긱 이코노미 시장 규모는 2018년 2040억달러(약 242조원)에서 2023년 4550억달러(약 545조원)로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 경제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일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근무형태 다양화 등에 힘입어 디지털 경제 활동이 가속화됐다. 비정규 프리랜서 형태로 수입을 올리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다. 어디서 일하느냐 보다 무슨 일을 하느냐는 명제로 노동의 개념이 세분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라이브 스트리밍 수익 전망. / 페이오니아
코로나19 이후 라이브 스트리밍 수익 전망. / 페이오니아
긱 워커,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으로 이동

이러한 긱 워커들이 최근 콘텐츠 제작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모바일 앱마켓 분석 사이트 ‘데이터.에이아이(data.ai·이전 앱애니)’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짧은 형식의 비디오 콘텐츠 및 라이브 스트리밍 분야 상위 5개 앱의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5%에 달했다.

글로벌 통합 페이먼트 솔루션 기업 페이오니아는 ‘2022 동남아시아 프리랜서 현황 리포트’에서 프리랜서의 35%가 콘텐츠 제작자라고 밝혔다. 이런 현상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락다운과 비대면 소통이 일상되자 라이브 스트리밍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추세가 한 몫했다.

이우용 페이오니아 대표는 "팬데믹은 디지털 경제 전환을 앞당겼고, 팬데믹 이전부터 성장하고 있던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했다"며 "소셜 스트리밍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페이오니아가 전 세계 라이브 스트리머의 온라인 송금이나 대금 수령 솔루션을 확대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페이오니아 서비스 이용 100여개국의 프리랜서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명조사에서 응답자의 73%는 "프리랜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오니아도 라이브 스트리머의 62%는 코로나 이후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우용 대표는 "플랫폼과 스트리머 간의 글로벌 대금 지급도 증가함에 따라 최근 네이버의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와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이를 시작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터 해외 비즈니스 지원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