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과 장시간 간담회를 진행했음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양측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자 국내 게임사들도 적잖이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코로나19 감소세에 따라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는 게임사가 실적 해소라는 과제 외에도 이용자와의 신뢰 유지 및 갈등 최소화라는 과제까지 떠안은 모양새다.

카카오게임즈 간담회 갈무리. /카카오게임즈 유튜브 채널
카카오게임즈 간담회 갈무리. /카카오게임즈 유튜브 채널
1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9월 17일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운영진과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판교 카카오게임즈 본사에서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우마무스메의 운영 전반에 반발한 이용자들이 카카오게임즈 운영진으로부터 즉답을 받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운영진 측의 게임 운영 미숙과 일본 이용자와의 차별 등을 문제로 지적받았다. 특히 우마무스메 이용자 측은 카카오게임즈가 잦은 질타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두 차례에 걸쳐 판교 시내에서 마차 시위를 진행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이번 간담회는 약 3만명의 이용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중계됐다. 이용자 측은 카카오게임즈의 방만한 운영으로 인한 피해에 따른 명확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이용자 지적에는 사과하면서도 보상에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용자 측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실장은 "이렇게 표현해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서비스 점검시간과 특정 캐릭터 픽업 시간대 중첩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이용자 개별의 선택이고 피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결국 양측은 8시간 동안 대화를 진행했음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이용자측은 소송을 진행키로 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 측이 만족할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한다면 소송 취하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최근 이용자들이 게임사의 운영 방식에 대항해 직접 행동에 나서며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다가 정치권까지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다. 현재 해소해야 하는 과제가 적지 않은 국내 게임사들은 이용자들의 직접 행동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국내 게임사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신사업 확장과 실적 부진 극복,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 및 성과 견인 등 굵직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런 가운데 게임사와 이용자 간의 갈등에 정치권까지 이목을 집중하는 분위기가 달가울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게임 업계 전반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며 우려하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간담회 종료 후 우마무스메 커뮤니티를 찾아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공약으로도 발표한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입법을 통해 우마무스메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