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양자컴퓨터도 해결이 어려운 수학적 난제를 활용한 ‘양자내성암호’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기업은 물론 정부도 국책과제를 통해 양자내성암호 관련 지원을 진행한다.

하지만, 대기업이 아닌 일반 보안회사가 양자내성암호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확보 등 진입장벽이 높아 도전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26일 LG유플러스는 보안칩 전문업체 아이씨티케이홀딩스와 하드웨어 물리적 복제 방지기능(PUF)을 탑재한 이심에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이 적용된 퍼프이심(PUF-eSI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보안 그래픽/ iclickart
소프트웨어 보안 그래픽/ iclickart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양자내성암호 기술 투자를 시작했다. 2018년에는 양자암호통신 글로벌 1위 기업 IDQ를 인수했다. 9월에는 보령LNG터미널·퀀텀센싱과 충남 보령에 위치한 LNG 저장탱크에 양자가스센싱 시스템을 설치·적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자암호통신 중심에서 양자센싱으로 SK텔레콤 양자사업 확대한 것이다. 양자 기반 시스템으로 대형 가스 시설물 가스 유출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

KT는 8월 양자암호에 기반한 가상사설망(VPN) 기술을 안랩과 상용화했다.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연결되는 구간을 암호화 해 접속 방식(유·무선)에 관계 없이 양자암호 보안이 가능한 기술이다. 클라이언트 연결 시 사용되는 키 값을 양자 난수 생성 방식으로 암호화해,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난수를 생성하는 일반 VPN보다 보안성이 높다. 정부의 양자암호통신 디지털 뉴딜 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2020년부터 양자암호 VPN 상용화를 위해 협업했다.

통신 대기업을 중심으로 양자내성암호 관련 사업이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으나, 전문 보안회사의 접근은 쉽지 않다. 대기업과 손을 잡지 않는 한 진입 장벽에 막혀 사업 추진이 어려운 탓이다.

보안회사 마크애니는 현재 CCTV 관제센터 쪽으로 양자난수를 도입한 보안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주관한 양자암호통신 시범 인프라 구축운영 사업에 참여해서 양자난수를 이용한 CCTV패스워드 암호화 솔루션 ‘Password SAFER for CCTV’를 광주시 통합관제센터에 도입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와 협력해 이뤄낸 성과다. 안랩이 KT와 협업해 양자암호 기반 VPN 상용화에 나선 경우와 유사하다.

업계에서는 일반 보안회사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양자난수를 다룰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고, 아직 초기 단계의 시장이라는 점을 꼽았다. 반드시 진입해야 하는 시장이라는 의미부여가 어렵다는 것이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양자암호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이 기술이 사람들 피부에 아직 와닿을 만큼 활용성이 높거나 보편화 되지 않았다"며 "기술 난이도는 높고 인력은 적고, 시장이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진입장벽이 있는 시장이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