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소프트(엔씨, NC),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가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게임 사업만으로는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 각 게임사의 수익성 확대를 위한 전략 구상이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엔씨 합류로 3N 메타버스 경쟁 시작돼

2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국내 대형 게임사 3N으로 꼽히는 엔씨와 넷마블, 넥슨 등이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엔씨는 9월 26일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를 최초 공개했다. 미니버스는 3D 공간을 기반으로 아바타를 통해 다양한 온라인 모임을 즐기는 이용자 창작 플랫폼이다. 올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한 채용 및 직무설명회를 통해 외부에 처음 공개한다.

넥슨은 이달부터 콘텐츠 제작 및 놀이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국내 시범 테스트를 시작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넥슨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메이플스토리의 방대한 리소스를 활용해 누구나 본인만의 월드(콘텐츠)를 직접 제작,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PC와 모바일에서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또 하반기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비롯해 ‘넥슨타운’ 등 메타버스 플랫폼을 공개하며 사업 확장에 힘을 싣는다

3N 중 가장 먼저 메타버스 사업 확장을 시작한 곳은 넷마블이다.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월드는 지난달 ‘마이크로서울 2022 NFT 사운드&비어 페스타’ 후원에 나섰다. 7월에는 ‘메타버스 표준 포럼’에 합류했다. 메타버스 표준 포럼은 메타버스 기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글로벌 협의체다.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 모두의마블 IP 기반 ‘모두의마블:메타월드’를 출시하고 자사의 메타버스 사업 경험 확장에 주력한다.

성장세 주춤한 메타버스 시장…본격 경쟁 구도는?

관련업계에서는 3N의 본격적인 메타버스 경쟁 구도 형성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메타버스 시장이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속도조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로 꼽히는 제페토는 2분기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제자리걸음을 보인다. 제페토의 MAU는 1180만명으로 1분기와 차이가 없다. 지난해 1분기 MAU 651만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올해부터 둔화한 것이다.

여기에 메타버스를 구축하는데 투입되는 인력, 비용 등이 적지 않다는 점도 3N의 메타버스 사업 속도 조절의 배경이다. 정체가 시작된 메타버스 사업에 힘을 실었다가 자칫 현재의 부실한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넷마블의 경우 메타버스 이외에 블록체인 등 신사업 확장과 인건비 확대 등으로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낸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도 적잖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서비스되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수익 구조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나 메타버스 내 캐릭터 꾸미기 등이 대부분이다. 활발한 개인간 거래, 경제활동 등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의 형성 단계로 보고 있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며 "수익 구조는 초기 단계로 보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넥슨, 엔씨, 넷마블 등도 향후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