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에 투자를 집중한다. 애플이 아이폰에 이어 2024년부터 태블릿, PC 등 대부분 기기에 OLED를 채택하기로 하면서 해당 시장 선점을 위해 내린 결단이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에 OLED 탑재 비율을 늘리는 중이다. 2024년에는 OLED 패널을 적용한 첫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맥북·아이맥 등 PC 제품에도 OLED 탑재 비중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8월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22' 개막식 기조 연설자로 나서 발표하는 모습 /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8월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22' 개막식 기조 연설자로 나서 발표하는 모습 / 삼성디스플레이
29일 디스플레이 장비업계 발언을 종합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아몰레드(AMOLED) 및 관련 생산라인에서 사용한 6세대급이 아닌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8세대급 라인을 도입해 신규 아이패드용 패널을 양산하기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장비업계 관계자는 "생산효율과 높은 품질수준 등을 유지하고 IT용 OLED 시장 선점을 위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결정이다"라며 "빠르면 연말에 해당 장비의 발주와 입고 준비에 돌입하며 경쟁사 중 가장 빠르게 애플의 신형 아몰레드 아이패드와 맥북을 타깃으로 한 라인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8월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MID(국제 정보 디스플레이 학술대회) 2022' 개막식에 기조 연설자로 나서 충남 아산캠퍼스 내 L8-2라인에 8세대(2200×2500㎜) IT용 OLED 생산라인 투자를 최근 확정했다고 밝혔다. 6월 사업을 종료한 LCD 라인을 정리한 자리에 IT용 OLED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도 IT용 OLED 신규 투자 돌입을 기정사실화 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LCD 패널 사업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OLED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P7·P8 라인을 OLED 라인으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도 8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K-디스플레이 2022' 전시회에서 TV용 LCD 패널 라인 전환 계획에 대해 "대형 OLED 혹은 IT용 패널 모두 호환성이 있다"며 IT용 OLED 신규 투자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이폰14 OLED 패널 일부 물량 납품을 시작한 중국 BOE도 IT용 OLED 패널 생산을 위해 8.6세대 플렉서블(구부러지는) OLED 투자를 검토 중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IT용 OLED 시장 선점 경쟁은 TV 수요 둔화로 애를 먹는 대형 OLED 사업 대신 수익성을 확보하는 히든카드로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세계 IT OLED의 생산 면적이 2022년 223만㎡에서 2025년 443만㎡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삼성디스플레이가 269만㎡로 1위를 달리고 LG디스플레이(75만㎡)와 BOE(52만㎡)가 각각 2·3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