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0월부터 앱마켓 앱스토어의 앱 콘텐츠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올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많은 기업이 판매 및 공급가를 인상한 여파가 작용한 분위기다. 국내 게임사는 애플의 기습 가격 인상으로 과금 모델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앱 가격 인상, 애플 보안 정책 강화 여파 작용됐나

2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10월 5일부터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스웨덴, 폴란드, 칠레, 이집트 등 국가를 대상으로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 콘텐츠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한국의 경우 기존보다 약 20~25% 가량 가격이 인상된다. 일본의 인상률을 약 30~35%다. 유로를 사용하는 국가에는 약 8~10% 인상을 결정했다. 애플은 이번 인상 정책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애플의 가격 인상은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라는 시장 상황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애플이 최근 개인정보보호 개편과 보안 정책 강화를 이유로 앱 콘텐츠 가격을 인상한 데 따른 연장선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실제 올해 7월을 기준으로 미국 앱스토어의 평균 인앱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올랐다. 애플이 지난해 도입한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의 영향이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의 ATT 정책으로 앱스토어에서 타깃 광고를 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애플은 이로 인해 광고 수익이 감소해 앱 콘텐츠 가격을 인상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게임사 ‘눈치싸움’ 시작…상품 구성 변동 가능성 커

애플의 가격 인상으로 국내 게임 업계는 곤란에 처한 분위기다. 가격 인상 정책 시행이 임박했음에도 국내 게임사마다 눈치만 보고 있다.

최근 일부 게임사의 과금 운영 문제로 인해 이용자들과 마찰이 빚어지면서 요금에 민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이용자는 게임사의 과금 운영 방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게임 업계에 자리잡고 있는 ‘페이투윈’ 구조를 갑자기 손보는 것도 조심스럽다. 페이투윈은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주는 과금 모델을 뜻한다.

그렇다고 이번 앱 콘텐츠 가격 인상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상당 수의 게임사가 올해 모바일 게임보다 PC,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 기반 신작을 준비하면서 모바일 게임 부흥기 시절 거둬 들이던 수준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거두던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업계는 게임사들이 가격을 소폭 인상하거나 유지하면서 기존 상품 구성을 변경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특히 구글플레이 이용자와 차별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혜택 및 상품 등에 변화를 줄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먼저 요금 체계에 손을 대는 게임사를 기준으로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을 듯 하다"며 "이용자 편의를 최우선으로 놓고 고려해야 하는 부분인 만큼 빠른 시일 내 결정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