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중국 배터리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한다. CATL을 비롯한 중국 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반면, K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꾸준히 하락 중이다.

8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 / SNE리서치
8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 / SNE리서치
6일 SNE리서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8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45.7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90.3% 상승했다. 상위 10위권에 오른 중국 기업들은 모두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1위에 오른 CATL은 작년 동기 대비 128.6% 증가한 18GWh의 배터리 사용량을 보였다. CATL의 시장점유율은 39.3%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포인트(P) 늘었다. BYD는 158.7%의 성장률을 보이며 2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전년 동기(10.5%)보다 3.8%P 오른 14.3%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CALB와 궈쉬안, 신왕다, SVOLT 등도 모두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28.8%) 대비 8.4%P 감소한 20.4%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8월 점유율 18.1%로 2위를 기록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위로 밀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은 11.0%로 전년 동기 대비 7.1%P 감소했다.

5위를 차지한 SK온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1.4%P 줄어든 4.9%다. 6위 삼성SDI의 점유율은 그나마 0.1%P 오른 4.5%를 기록하며 체면을 차렸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으로 조사를 확대해보면,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계속해서 하락 추세를 보인다.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K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33.5%였지만, 올해에는 25%로 8.5%P 줄었다. 반면, CATL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도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점유율이 상승했다.

SNE리서치 측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한국을 비롯한 셀 메이커들의 북미 투자가 집중될 것이다"며 "IRA 발효 후 배터리 수급전망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