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1일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방문해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인 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그가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찾은 것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만의 일이다.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제한이 풀린 이 부회장은 국내외 삼성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안을 점검하고 직원들과 소통을 늘리는 모습을 보인다. 현장 경영 행보가 그룹 전체로 넓어지면서 연내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이날 이 부회장은 11일 제4공장을 점검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과 각각 만나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CDMO)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은 생산 능력이 24만 리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이다. 삼성은 4공장 건설에 2조원을 투자했다. 4공장이 부분 가동됨에 따라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총 42만 리터를 확보해 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격적인 투자로 출범 10년만에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글로벌 20대 제약회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해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한다. 삼성은 제4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2023년 생산 능력을 총 60만리터까지 확대해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에서 '초격차' 우위를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등 성장 동력 발굴도 추진한다.

삼성은 CDMO 분야에서 이번에 준공한 제4공장에 이어 앞으로 5공장 6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생산 기술 및 역량을 고도화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역할을 수행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4공장 건설로 기존 공장 부지를 모두 활용함에 따라 '제2 바이오 캠퍼스'를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은 2023년까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하고,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에서의 '초격차'를 완성할 계획이다. 제2캠퍼스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치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시판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으로 제품 파이프라인을 더욱 확대해 글로벌 수준으로 사업을 키워 나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항암, 항염 치료제 위주로 구성된 파이프라인을 앞으로 안과, 희귀질환, 골다공증 등 난치병 분야 등으로 확대한다.

한편, 이 부회장은 복권 후 두 달 동안 삼성전자·엔지니어링·생명 등 국내외 주요 계열사들을 방문하며 임직원과의 스킨십 경영을 확대했다. 이전과 달리 비(非)전자 계열사도 두루 챙긴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는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유력한 승진 시기로는 고 이건희 회장 2주기인 10월 25일과 11일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인 11월 19일 등이 거론된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