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드업 냉장고·스탠바이미 인기

LG전자가 잇따라 출시한 ‘신(新)가전’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삼성전자도 뒤따라 유사한 제품을 내놓을지에 가전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양사는 그동안 의류관리기, 신발관리기, 공기청정기 등 경쟁사에서 내놓은 신가전이 인기를 얻을 경우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후속으로 출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LG전자가 9월 출시한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은 LG 씽큐 앱에서 상칸 22종, 하칸 19종 색상 중 원하는 색을 골라 냉장고에 적용할 수 있다. 냉장고 색상과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경우 패널을 교체하고 추가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LG전자 모델이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 모델이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는 이 제품을 전국 LG베스트샵, 백화점 등 주요 매장 전면에 내세워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문 색상, 음원 등 새 기능을 제품 구입 후에도 업그레이드해주는 'UP가전'이란 점에서 의미가 큰 제품이라는 자평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9월 열린 IFA 2022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은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고민한 끝에 탄생한 제품이다"라며 "그간 오브제컬렉션 제품처럼 돈을 들여 외판을 바꾸지 않아도 돼 디자인 업그레이드는 물론, LG전자가 추구하는 업(UP) 가전의 정점에 있다"고 소개했다.

LG전자가 2021년 내놓은 히트작 ‘LG 스탠바이미’ 2세대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도 많다. 스탠바이미는 코로나19 펜트업 효과로 지난해 수개월간 출고가 보다 비싼 몸값에 완판행진을 이어간 제품이다.

LG전자는 TV·가전 수요가 둔화한 시점에 추가로 신제품을 낼 명분이 떨어지고, 기존 올레드 TV 판매 확대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자 출시를 보류했다.

이동식 거치대와 결합한 삼성 스마트모니터 / 네이버쇼핑 나무궁
이동식 거치대와 결합한 삼성 스마트모니터 / 네이버쇼핑 나무궁
전자업계와 커뮤니티 등에서는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스탠바이미와 무드업 냉장고와 비슷한 제품을 개발 중인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모니터에 이동식 거치대를 결합한 일명 ‘삼탠바이미’가 인기 유튜버를 통해 소개되면서 삼성전자의 공식 제품화 가능성이 언급된다. 삼탠바이미는 스탠바이미보다 결합 비용 기준으로 40만원쯤 저렴하다. 스탠바이미가 지원하지 않는 4K 해상도를 지원하며 부가 기능도 많다.

삼성전자는 이들 제품의 출시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확산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작을 모방했다는 ‘카피캣(Copy Cat)’ 논란까지 감수해가며 비슷한 제품을 낼 필요가 없다는 기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경쟁사의 냉장고 신제품이 고객 수요에 결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제품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뒤따라 출시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명 삼탠바이미도 기존 TV 시장의 수요 둔화로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고, 개발 중인 단계도 아닌 만큼 삼성전자가 무리수를 둘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측은 IFA 2022 개막을 앞둔 9월 1일 당시 "소비자에게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판단해야 하고, 가격 등 출시 시점을 (삼성전자 내부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LG전자가 공개한 무드업 냉장고를 의식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