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G-Star, ‘Game Show & Trade, All-Round)가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특히 이번 지스타는 코로나 이후 정상화를 내걸고 화려한 귀환을 예고하고 있다. 넥스타라고 불릴 정도로 지스타에서 위용을 떨쳤던 넥슨이 2018년 이후 4년만에 참여하면서 2022 지스타의 주목도를 올리고 있다. 넥슨은 지스타 최대 규모인 300부스 규모로 참가한다.

지난해 메인스폰서였던 카카오게임즈도 100부스 규모로 참가해 신작을 대거 공개한다. 올해 주최사인 위메이드를 비롯해 넷마블,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들이 빠짐없이 참가한다. 올해 3분기 저조한 실적을 보였던 게임사들이 지스타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신작과 이벤트를 통해 하반기 반전할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런 덕분에 지스타조직위는 ‘지스타 2022’의 BTC관을 확대했다. 지스타 조직위에 따르면 9월 마감기준으로 BTC관은 1957부스, B2B관은 564부스로 2021년 대비 약 2배 확대됐다. 야외전시장과 부대행사 공간을 반영하면 2019년의 3208부스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성황 이면에 ‘팬데믹 특수’를 이용한 상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부스 참가비가 턱없이 올랐다는 얘기다. 이번 지스타에서 게임업계가 PC 게임을 여럿 선보일 예정이지만, 오히려 지스타에 참가하는 PC 업계는 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한 PC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전시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참가비 부담에 참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지스타가 국제 행사라고는 하지만, 부산을 대표하는 수준 정도로만 받아들여지는 점도 행사 참가를 주저하게 한 이유라고 덧붙인다.

올해 지스타 입점 부스를 살펴보면 PC 업계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다. PC 게임을 구동할 때 주요한 한 축을 차지하는 부품인 그래픽카드를 대표하는 엔비디아가 지스타에 자체 부스로 참가하지 않은지도 벌써 여러 해다. 올해는 주요 그래픽카드 브랜드들조차 불참한다.

물론 PC 업계가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가 비싼 참가비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이 주요 게임 시장 트렌드가 되면서 PC 수요를 진작할 성장동력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PC 업계가 지스타 참가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짚어봐야 할 일이지 아닐까 한다. 반면 PC 업계도 단순히 전시, 판매에서 탈피해 게임 신작과 맞물려 이를 대응할 신제품 공개 등 주목도 높은 이슈를 펼칠 수 있는 장으로 활용하기를 바라본다.

지스타가 국제 행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스 확장을 통한 규모의 논리도 필요하겠지만, 그에 걸맞은 구성과 내실이 우선순위여야 할 것이다. 전시회를 주최하려면 수십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일을 예상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취지가 엇나간 상술에 퇴색되지 않기를 바라며, 지스타가 부산을 대표하는 행사 정도로만 치부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더불어 많은 사람이 몰리는 행사인 만큼 인명사고 없이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주기를 당부한다.

이윤정 뉴비즈부장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