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한 금융시장 혼란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대 금융지주회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유동성 공급 확대로 화답했다.

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주재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지주그룹이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자 역할과 시장안정화 기능을 다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5대 금융지주 수장들은 "연말까지 총 95조원 규모의 시장 유동성과 계열사 자금지원을 통해 시장안정에 기여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소상공인·중소기업·대기업 등에 대한 자금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또한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방안도 함께 모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5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우리금융) 회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 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5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우리금융) 회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 금융위원회
이날 회의는 현재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금융시장 안정 ▲실물부문 자금공급 ▲취약차주 지원 등을 위한 금융지주회사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간담회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참석했다.

앞서 정부는 50조원 이상 규모의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정부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자금순환을 위한 시장참가자의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다"며 "특히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건전성과 유동성이 양호한 지주와 은행 등 계열금융사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고 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금융권이 ▲시장안정 ▲실물경제 ▲취약차주 지원 등 시장원칙에 기초한 자금중개 기능을 통해 자금시장의 원활한 순환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실물경제로의 자금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중소기업 등 자금수요가 높은 실물부문 자금공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신용을 제공할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최근의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원리금상환에 애로를 겪거나, 신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거나,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한 취약차주 지원을 위해 은행과 금융지주가 적극 나서주기를 요청했다.

금융지주회장들은 "전세계적 긴축과정에서 위험에 대한 인식이 불가피하게 커지고 있지만, 최근 우리시장의 반응은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대책 등을 통해 시장심리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금융지주도 시장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고금리 상황과 위험회피성향에 따라 은행권으로 집중되고 있는 자금이 대출과 자금공급 등을 통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다시 순환되도록 하는 은행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와 동시에 최근 시장상황으로 애로를 겪는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으로 은행권에 기대하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위원장과 지주회장, 은행연합회장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금융위원장-5대 지주회장 간담회’를 공식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격주로 시장상황을 점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시장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기 위해, 실무진 간 상시 회의채널도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