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본격적으로 버추얼 휴먼 사업 시동을 걸었다. 다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최근 버추얼 휴먼 시장 성장세가 메타버스 등 관련 시장 정체와 맞물리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올해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며 새로운 수익원이 절실하지만 버추얼 휴먼 사업으로 부진을 털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넷마블은 11월 8일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공식 홈페이지를 열고 본격적인 버추얼 휴먼 사업 활동에 나섰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출범해 디지털 휴먼 제작,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VFX(시각특수효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넷마블은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출범과 함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준비하던 여성 아이돌 그룹 ‘메이브’를 내년 상반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이 앞서 공개한 버추얼 휴먼도 메이브에 합류한다. 특히 넷마블은 자사의 버추얼 휴먼 사업 확장과 활동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넷마블의 버추얼 휴먼 사업 진출은 이 시장이 메타버스의 급부상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가상인간 정보사이트 버추얼휴먼스는 버추얼 휴먼 시장이 2025년 약 14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넵튠 등 국내 게임사가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업계는 넷마블의 버추얼 휴먼 사업 확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메타버스와 버추얼 휴먼 시장이 올해 하반기 들면서 시장의 관심을 크게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스냅챗 등 글로벌 대형 IT 기업들은 메타버스 허구론에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카날리스는 대부분의 메타버스 프로젝트가 오는 2025년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버추얼 휴먼을 향한 국내 소비자와 여론의 관심도 현저히 떨어졌다. 다수의 기업이 비슷비슷한 버추얼 휴먼을 선보이면서 차별화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적자 탈출이 1순위 목표인 넷마블에 버추얼 휴먼 시장 정체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버추얼 휴먼 사업으로 단기간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올해 대형 신작 출시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또 4분기 중으로 신작이 출시돼도 성과가 온전히 반영되려면 해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버추얼 휴먼이나 메타버스 등 최근에 등장한 사업이 안착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술과 시대는 빠르게 변하지만 그것이 실제 성과를 내기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