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최근에 불거진 여러 논란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올해 말부터 게임 이용자와 소통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대부분의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게임위는 게임물 등급분류 과정 중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과거 게임위는 정보공개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회의록을 공개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위원회가 선제적으로 등급분류, 직권등급재분류, 분과위원회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를 위해 연내 관련 규정을 개편하고 내년부터는 전부 공개할 계획이다. 직권등급재분류 과정에서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는 게임 제작사와 개발사뿐 아니라 외부 게임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제도적으로 개선한다.
이상현 게임위 본부장은 "등급분류 규정이 시대흐름에 맞게 빠르게 반영돼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며 "내부에 있는 등급분류조정소위 등을 통해 등급분류 개정 요구를 빠른 시일 내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직권등급재분류를 위한 전문가도 3명에서 5명으로 늘린다. 앞서 게임위는 블루아카이브,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일부 게임물 등급 상향 조정에 따른 직권등급재분류 전문성에 의혹이 제기됐다.
박동범 게임위 직권재분류 팀장은 "자체등급분류가 운영되면서 사후 관리를 한다고 할 때 민원이 들어왔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도 다 플레이하기 어렵다"며 "민원이 들어온 부분만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하다 보니 그에 맞춘 처분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위는 현재 3명으로 구성된 직권등급재분류 분과위원회를 외부 게임전문가 2인을 포함해 총 5인으로 개편하고 분과위원회 회의록도 열람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등급 상향 조정 과정에서 게임 개발사, 게임 유통사의 이의신청 과정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의견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방식으로 이의신청 단계에서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자 요구가 많았던 소통 채널 구축과 간담회 개최도 추진한다. 연내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게임이용자와 대화를 정례화해 게임 이용자들과 위원회 간 직접 소통을 추진한다. 또 게임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임 이용자 정책 제안코너를 신설하고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개편한다. 게임 커뮤니티 및 인터넷방송 운영진 등을 대상으로 소통 네트워크도 구축해 게임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민원실, 출입문에 부착한 안내문도 개선키로 했다. 민원인이 게임위를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전직원을 대상 민원응대 교육을 오는 12월 확대 실시하고 민원응대 우수자에 대한 포상 및 고객만족도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게임위는 이 자리를 빌어 최근의 논란을 해명했다. 우선 게임위는 최근 등급 상향 조정된 게임물에 대한 평가 기준에 대해 등급분류규정 제5조, 제8조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선정성, 사회 질서 문란 등을 명시했으며 표현된 부분에서 선정성 등을 연상시키거나 행위를 표현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특정 게임만 모니터링해 적발하는 사례도 없다고 부인했다.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 게임위의 역할임을 거듭 강조했다.
게임위 관계자는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부분이 있고 자체등급분류사업자에게 데이터를 넘겨받아 무자비로 게임물을 선정해서 플레이하고 문제점을 찾고 조치한다"며 "특정 부분만 타깃팅해서 모니터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가 국내 게임 업계에서 논란을 키웠던 바다이야기와 유사함에도 전체이용등급분류를 결정한 것도 해명했다. 바다신2가 주어진 미션에 맞게 좌우로 회전하는 그림을 순발력을 발휘해 맞추는 게임으로 이용자 개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봤다는 설명이다.
다만 등급분류를 받은 내용과 다르게 개조되거나 변조돼 사행적으로 운영되는 사항이 파악되는 경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2조에 따라 등급분류 결정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