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자동차에 이어 철도,항공기에 적용되며 모빌리티 디스플레이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TV, 스마트폰 등 기존 제품 범위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산업 분야로 OLED를 확대 적용 시키며 신시장을 창출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제트 에이비에이션의 VIP용 전세기에 55인치 커브드 OLED가 탑재된 모습 / LG디스플레이
제트 에이비에이션의 VIP용 전세기에 55인치 커브드 OLED가 탑재된 모습 / LG디스플레이
OLED, 공간 절약하고 가벼워 항공기에 적합

미국 항공 솔루션 업체 ‘로젠에이비에이션(Rosen Aviation)’은 최근 LG디스플레이의 65인치와 77인치 OLED 패널을 탑재한 항공기 객실을 2023년 출시한다고 밝혔다. 같은 크기의 LCD 패널보다 무게가 절반 이상 가볍고 두께도 얇아 더욱 날렵한 실내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항공 솔루션 업체 ‘제트 에이비에이션(Jet Aviation)’도 객실 창문 상단 벽면에 55인치 커브드 OLED를 설치한 VIP용 전세기를 발표했다. 현재 상용화된 항공기에 대형 커브드OLED를 탑재한 것은 처음이다. 해당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5월 미국 항공우주 기업 아스트로닉스(Astronics Corporation)와 항공용 OLED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스트로닉스는 항공기 전력, 조명 시스템, 웰컴 보드 등 다양한 항공용 솔루션을 NASA, 아메리칸항공, 보잉, 델타항공 등에 공급하는 업체다.

OLED는 얇고 가벼우며 휘어질 수 있어 항공기에 적용할 때 유리하다. 기존 실내 벽면에 스크린을 덧붙여 설치해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LCD 대비 가벼워 항공기 무게도 줄여준다. 별도 스피커 없이도 화면에서 소리가 나는 LG디스플레이의 ‘시네마틱 사운드 OLED’ 기술을 적용하면 실내 스피커까지 없앨 수 있어 더욱 경량화 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비행기에는 곡면이 많기 때문에 휘어질 수 있는 OLED가 다른 디스플레이보다 강점이 있으며, 수면을 방해하는 블루 라이트가 적고 LED보다 낮은 소비전력으로 연료 절약 및 이산화탄소 절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OLED로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 제공

OLED는 투명, 롤러블, 폴더블 등 다양한 폼팩터로 활용 가능해 창문을 투명 OLED로 대체하거나, 좌석에 말려있던 디스플레이를 펼쳐서 보는 등 혁신적인 실내 인테리어를 구현할 수 있다. 향후 항공기와 철도,자동차 등 각종 모빌리티 분야에서 OLED 디스플레이 탑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는 인체공학적 곡선 디자인이 많은 차량 인테리어 특성상 매끄러운 곡률을 구현하기 위해 자유롭게 휘어질 수 있는 P-OLED(플라스틱 OLED)를 북미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OLED는 LCD 대비 전력소비가 적고 무게가 가벼워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대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보고서를 보면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차량용 OLED 시장에서 점유율 91%로 1위를 기록했다. 차량용 OLED 시장 규모는 2022년 1억 6000만달러에서 연평균 42% 증가해 2025년에는 6억 7000만달러(87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철도에서도 객실 유리창을 대신해 투명 OLED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부터 베이징, 심천, 푸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 지하철과 일본 JR동일본 열차 등에 철도객실용 투명 OLED를 공급했다.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보는 동시에 운행 정보, 일기예보 및 뉴스 등 생활 정보를 제공하며, 유명 랜드마크나 관광명소 등을 지날 때 시간과 장소에 적합한 각종 정보와 광고 등을 증강현실(AR)처럼 유리창에 바로 띄워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철도기술 박람회 ‘이노트랜스’에서는 독일 국영 철도 기업인 도이치반(Deutsche Bahn)이 열차 창문에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를 탑재한 차세대 콘셉트 열차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북미, 유럽,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기차, 지하철, 트램 등 철도를 포함한 모빌리티 산업 내 투명 OLED 적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