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는 68년이라는 기간 동안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고 이 과정에서 2번이나 법정관리를 경험하기도 했다.

쌍용차가 역사 속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기도 했으나 KG그룹의 품에 안기면서 우려는 기대로 바뀌고 있다.

최근 기업회생 절차를 종결한 쌍용차는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쌍용차는 일찌감치 곽재선 KG그룹 회장과 정용원 관리인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경영실적도 회복되고 있다. 토레스가 3개월 연속 1만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내수시장 3위에 등극했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곽 회장은 쌍용차 회장 취임 직후 사우디아라비아 파트너사인 SNAM 대표를 만나 KD 협력 사업 진행 현황 및 상호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내부조직도 빠르게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곽 회장이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KG그룹은 쌍용차 최종인수예정자 지위에서 ▲고용 및 노동조건 부문 ▲지속성장을 위한 발전전략 부문 ▲상생협력 및 투명경영 부문 ▲합의사항 이행 부문 등을 내용으로 한 특별합의를 쌍용차 노사와 체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쌍용차가 코란도, 무쏘, 체어맨 등을 선보였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는 희망찬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쌍용차는 전기차 ‘U100’을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며 과거의 코란도를 승계하는 전기차 ‘KR10’과 전기 픽업트럭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조속한 전동화 전환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찾고 완성차업계의 패러다임을 뒤쫓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넘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현안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투자’다.

쌍용차는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없이 곧바로 전기차로 넘어간다는 전동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자체적이 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이며 전기차 사업의 필수라 불리는 전기차 전용플랫폼도 없다. 기술력 확보를 위해 투자가 절실한 것이다.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인력도 필요하다. 전동화 전환 및 미래 모빌리티 대응을 위해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의 조건이 타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에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력과 기술이 확보됐다고 해도 현재의 노후화된 시설로는 타 완성차업체와 경쟁하기는 어렵다. 노후화된 쌍용차 평택공장의 대대적인 개·보수 필요성은 일찍부터 대두됐다.

아울러 전 세계 곳곳에서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쌍용차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요 시장에 생산거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어려웠던 과거는 뒤로 하고 이제는 미래를 향해 달려가야 할 때다. 당장의 성적에 안도하지 말고 미래를 바라봐야 할 때다.

전동화 전환 및 미래 모빌리티 대응에 늦은만큼 치밀한 전략과 비전을 세워야 한다. 이를 통해 모기업을 설득해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 더 이상 뒤쳐지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