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재제조센터와 트레이닝센터를 짓는 것은 ASML의 기술이 한국 고객에 더 가까워진다는 의미입니다."

15일 방한한 피터 베닝크 ASML CEO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ASML
15일 방한한 피터 베닝크 ASML CEO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ASML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ASML의 화성 반도체 클러스터인 '뉴캠퍼스' 기공식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고객(삼성전자, SK하이닉스) 비즈니스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데, 이번 투자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ASML은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2025년까지 경기도 화성 뉴캠퍼스에 2400억원을 투입해 EUV·심자외선(DUV) 재제조센터, 글로벌 트레이닝센터, 익스피리언스 센터(체험관), 사이언스 캠프 등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베닝크 CEO와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는 화성 뉴캠퍼스에 들어서는 재제조센터와 트레이닝 센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내 기업과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베닝크 CEO는 "한국에 있는 ASML의 협력사들과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다"라며 "재제조센터를 통해 부품에 대한 현지조달 필요성이 커져 한국 협력사들과 협력 기반이 확대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는 "재제조센터는 폐기된 부품을 활용해 장비를 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라며 "자원 재활용으로 장비를 제조하기 때문에 ESG 측면에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고객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시의적절하게 고객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다. 한국에 있는 많은 협력사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ASML측은 뉴캠퍼스의 트레이닝센터를 통해 향후 기술 협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베닝크 CEO는 "현재 반도체 산업의 기술이 빠른 속도로 고도화되고 있지만,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은 드물다"며 트레이닝센터와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SML의 트레이닝센터는 ASML 직원과 고객사들을 위한 EUV 및 DUV 교육 기관이다. 이곳에서 최신 EUV를 비롯해 하이 NA 장비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기술 체험 공간으로서 ASML과 고객사 임직원뿐 아니라 대학생과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개방할 계획이다.

15일 피터베닝크 ASML CEO(왼쪽)와 이우경 ASML 코리아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 IT조선
15일 피터베닝크 ASML CEO(왼쪽)와 이우경 ASML 코리아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 IT조선
베닝크 CEO는 화성 뉴캠퍼스에서 재제조센터 구축을 시작으로 향후 장비 생산 공장 등 제조 기반 확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베닝크 CEO는 "향후 한국에서 연구개발(R&D)센터를 늘려나갈 것이다. 사업 기술이 복잡하기 때문에 먼저 재제조 센터로 시작하고, 지식 이전에 5~10년이 걸리는데 R&D가 추가되면 제조 기반 확장 여지가 생길 수 있다. 한국은 시작점에 있다"고 밝혔다.

또 "ASML의 경영 방침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제조와 R&D가 함께 가는 것이다"라며 한국에서도 이런 원칙은 지켜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