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올해 선보이는 신제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작고, 가볍다는 점이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국내 1인 가구 시장을 겨냥해 가전업계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기존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나 용량을 줄여 좁은 공간에 설치가 용이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가 작은 주방에도 설치 가능한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6인용 식기세척기’ 신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LG전자
LG전자가 작은 주방에도 설치 가능한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6인용 식기세척기’ 신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LG전자
1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국 1인 가구는 971만9780가구로 전체 2369만7051가구의 41%를 차지했다. 2021년 10월 940만907가구였던 1인 가구가 1년만에 31만8873가구(3.4%) 더 늘어난 것이다.

주거 트렌드가 바뀌면서 기존 4인 가구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던 가전 업계는 제품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세탁기부터 식기 세척기, 냉장고, 에어컨 등 덩치가 큰 가전의 부피를 줄이고, 가볍게 만들어 출시한다.

LG전자는 최근 작은 주방에도 설치가 가능한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6인용 식기세척기’를 선보였다. 1인 가구의 주거 환경은 다인 가구보다 좁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 12인용의 사이즈를 줄여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2022’에서는 1인 가구를 겨냥한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를 공개했다. 테이블형 공기청정기인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는 가로 27.5㎝, 세로 55㎝ 크기로, 청적면적은 6평이다. LG전자는 1~3인 가구가 침실이나 서재 등 다양한 개별 공간에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경향을 반영해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1인 가구에 적합한 세탁기인 ‘트롬 워시타워 컴팩트’, 소형 TV ‘룸앤TV’, 기존 냉장고보다 폭이 얇은 ‘상냉장 하냉동 슬림 디자인’ 등도 선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집이 좁은 1인 가구라도 다양한 기능과 기술을 갖춘 세탁기와 건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게 제품 개발의 취지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 /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소형 가전 출시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5월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을 선보였다. 1인 가구는 이사가 잦아 부피가 큰 에어컨은 설치와 해체, 이동이 번거롭다는 점을 고려해 개발한 제품이다.

윈도우핏은 간편하게 창문에 부착할 수 있어 공간활용도가 높다. 1인 가구 소비자 성향에 맞게 스마트폰 앱 ‘스마트싱스’를 통해 원격 조정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소형 냉장고인 ‘비스포크 큐브’를 내놓기도 했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와인이나 맥주, 화장품 등을 보관할 수 있다.

기존 무선청소기보다 부피를 줄인 ‘비스포크 슬림’ 무선청소기도 공개했다. 별도의 거치대 없이 세워놓을 수 있는 셀프 스탠딩 구조를 적용해 공간 제약 없이 보관할 수 있다.

업계 3위인 위니아는 일찌감치 1인 가구 시장에 진출했다. 2021년 7월 ‘3인용 식기세척기’를 시작으로 올해는 3㎏ 용량의 미니건조기를 선보였다. 1인 가구는 세탁물이 많지 않아 굳이 큰 건조기가 필요 없다는 점에 착안해 좁은 공간에서도 별도의 설치 작업 없이 콘센트만 연결해 쓸 수 있도록 했다.

바디프랜드는 100만원 후반대의 소형 안마의자 ‘아미고’를 출시했다. SK매직은 소형 식기세척기 등을 출시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1인 가구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 출시가 많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