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먹거리가 생기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집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부분은 플랫폼인 것 같습니다. 지금 스마트폰만 열어 봐도 영상 공유 앱, 메시징 앱, 쇼핑 앱, 배달 앱 등 거의 모든 서비스 분야에서 벌어진 경쟁의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플랫폼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 즉, 스마트폰 OS 시장도 거대한 경쟁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막 태동했을 당시 글로벌 IT 기업들은 예측했을 겁니다. PC 시장(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애플의 맥 OS)처럼 스마트폰 OS 시장을 두 개, 많아봐야 세 개 정도의 플랫폼이 이끌어 갈 것으로요. 더욱이 당시에도 스마트폰 사용률이 더 높아지고 미래에는 모바일 환경이 PC 기반의 웹 환경을 앞지를 것이라는 예측은 있었기 때문에 모바일 시장에서만큼은 자신의 기업이 제2의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입니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거머쥐고 있던 노키아의 심비안, PC 운영체제 시장에서 설명이 더 필요없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한 블랙베리의 OS 등 시장 선점을 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는 기업들이 포진돼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윈도 모바일은 원래 PDA용으로 개발된 윈도CE를 기반으로 하는데요. 역사로만 보면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일 것입니다. 2010년 마지막 모바일 OS ‘윈도 폰7’을 선보이며 가장 최근까지 iOS와 안드로이드의 경쟁 OS 역할을 했죠.
마소 매거진에는 이 외에 노키아의 마에모, 인텔 주도의 모블린, 노키아와 인텔이 각자의 플랫폼을 통합한 미고, 모토로라의 모토맥스, 삼성전자의 바다 등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인텔 등 글로벌 톱기업들이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에 총력을 기울였을 때, 그들 모두는 이 시장을 리드하는 플랫폼을 가져가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그러나 이 기업들의 플랫폼은 이제 사용해볼 수 없게 됐죠. 실패에는 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앞서 언급된 기업들에게도 스마트폰 OS 전략의 패착이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한, 즉 iOS와 안드로이드의 관점에서 보면 다른 기업들의 패착보다는 애플과 구글의 ‘신의 한 수’가 지금의 구도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사실 당시에도 iOS와 안드로이드가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시장 상황이 어느정도 예상되기는 했습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