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의 자체 발행 코인 ‘위믹스’의 상장폐지 여파가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블록체인을 접목한 코인 및 게임 사업 확장에 나선 국내 게임사들이 입을 여파부터 그동안 블록체인 사업에만 집중해온 위메이드의 존폐 여부 등에 업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당국·정치권 상황 주시…"위믹스가 시장 기준 될 수도" 우려

2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닥사(DAXA)의 위믹스 상폐로 시장 혼란이 가중된데 따라 금융당국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위믹스 상폐 이후 가상자산 시장 상장 및 상폐 기준과 관련한 제도적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위믹스 투자자들의 민원이 빗발친데 따라 국회 등 정치권에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위믹스 상폐로 그동안 별다른 입장이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금융당국과 정치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기 시작하자 업계는 위믹스 상폐에 따른 여파가 현재 가상자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 전반에 타격을 줄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국내외 가상자산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만큼 향후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법적·제도적 장치가 위믹스 상폐를 중심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사업을 하는 국내 게임사들과 플레이투언(P2E) 게임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확산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 업계에서 위메이드가 최근 몇 년 간 앞장서 블록체인 사업을 적극 전개해왔기 때문에 기준점으로 보는 것 같다"며 "다른 게임사들의 가상자산 및 P2E 게임 사업을 바라볼 때 위믹스와 같은 기준으로 볼 가능성도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국정감사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던 P2E 게임을 국내 게임 시장에서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논의가 사그러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문화체육관광부를 향해 P2E 게임의 제한적 허용을 요청하면서 업계에서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P2E 게임 서비스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위믹스 상폐로 게임사들이 자체 발행한 코인, 이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 등을 국내에서 서비스하기 더욱 어려운 조건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현국 "블록체인 사업 영향 제한적"…업계선 "영향 완전히 없지 않을 것"

이번 상페로 위메이드의 존폐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업계에서는 내놓는다. 위메이드가 게임 자체만으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사활을 걸었던 블록체인 사업도 위믹스 상폐로 제동이 걸린 탓이다.

현재 위메이드는 국내외 게임 시장에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를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미르M’을 국내 게임 시장에서 서비스하고 있지만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르M 부진에"한국에서 성과가 미르4보다 안좋은 이유가 많지만 미르M 글로벌 출시를 염두에 두고 내부 인게임 이코노미를 강도높게 만들었다"며 "한국에서는 블록체인을 붙일 수 없어서 어려움이 남아있었던 점이 미르4보다 성과없던 이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게임 사업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사업 성과를 견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의 위믹스 상폐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 P2E 게임 서비스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러한 전망에 장 대표는 "위메이드는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의 축이 이미 옮겨진 만큼 현재 전개하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에 발생할 영향은 제한적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이나 P2E 게임 온보딩 계획 등에 큰 차질이 발생할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다만 게임사로서의 영향력이 많이 축소됐고 블록체인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이 움직이고 있어 위믹스 상폐가 완전히 영향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