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태어난 모든 소비자 ‘연초 구매금지’"가장 해로운 일반담배 단계적 퇴출"
-구매금지 품목에선 전자담배 제외, 위해저감 제품은 허용하는 ‘차별적 규제’ 본격화

앞으로 뉴질랜드에서 불을 붙여 피우는 일반 담배가 단계적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뉴질랜드 의회가 최근 새로운 금연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 세계는 금연정책 선진국 뉴질랜드의 차별적 담배 규제 본격화에 주목하고 있다.

.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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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의회는 지난 13일 ‘2008년 12월 31일 이후에 태어난 모든 소비자들은 앞으로 성인이 되더라도 연초 담배를 구입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담배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2009년생부터는 향후 만 18세가 되더라도 평생 연초 담배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이 법의 골자다. 새로 자라나는 세대가 성인이 되더라도 연초 담배를 아예 구매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를 통해 공중보건의 개선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또 눈에 띄는 점은 판매금지 담배 목록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가 제외됐다는 것이다.

위해저감담배 제품군은 연초 담배에 비해 유해물질 배출이 크게 줄어들었고, 향후 공중보건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차별 규제를 본격적으로 적용한 셈이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이미 5년전인 2017년 10월 "베이핑 제품(전자담배)이 ‘스모크 프리(Smoke Free 2055) 2025’라는 뉴질랜드 보건당국의 목표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스모크 프리 2025’는 뉴질랜드가 흡연율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담배연기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펼치고 있는 금연관련 캠페인이다. 뉴질랜드는 연초 담배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담고 있는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캠페인에 박차를 가해, 현재 8%대인 흡연율을 2025년까지 5% 이하로 낮출 예정이다.

뉴질랜드처럼 전자담배를 금연정책과 공중보건 개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또 다른 국가로는 영국이 있다.

영국 보건당국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는 95% 덜 해롭다"면서 불 붙여 피우는 일반 담배 흡연자의 전자담배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해 오고 있다. 영국의 흡연율은 2011년 19.8%에서 2019년 14.1%로 감소한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역시 지난 2000년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에 대해 최초로 위해저감담배제품(MRTP) 마케팅 인가를 내주는 등 암과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연초 담배를 퇴출시키기 위해 연초 담배 차별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