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 인공지능(AI) 분야 글로벌 시장 규모는 '726조원'에 달한다. IT 분야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전 세계 기업들은 기술 개발과 함께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안정적인 인재 양산을 위해 국내 주요 대학과 손을 잡았다. 연구진들이 해외로 나가 인재를 모셔오는가 하면, 총수가 직접 인재를 영입해 오기도 한다.

삼성전자와 성균관대학교가 인공지능(AI) 특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채용연계형 계약학과인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한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성균관대학교가 인공지능(AI) 특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채용연계형 계약학과인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한다. / 삼성전자
시장조사기업체 IDC의 AI 시장 분석 자료를 보면, 초거대 AI를 포함한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4년 5543억달러(726조 1300억원)에 달한다. AI는 복잡한 문제 해결부터 생산·효율성 증가, 비용 절감 등 다양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활용할 수 있다. 관련 분야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기업이 기술 고도화를 위해 인재 확보에 힘쓰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AI 특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성균관대와 손잡고 채용연계형 계약학과인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한다. AI 분야를 선도할 전문 인력을 선제적으로 육성하고, 국가 차원의 인재 양성에도 동참한다는 구상이다.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는 성균관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내 학·석사 5년제 통합 과정으로 운영된다. 2024년부터 매년 50명쯤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해당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은 AI·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해 3.5년간(7학기) 학부 수준의 이론과 실습 교육, 1.5년간(3학기) 석사 수준의 심화 교육을 받는다.

졸업 후엔 삼성전자 입사로 연계된다. 재학 기간 동안 등록금 전액을 산학장학금으로 지원하며, 삼성전자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 삼성전자 해외 연구소 견학, 해외 저명 학회 참관 등 다양한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AI인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성균관대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를 설립하기로 했다’며 "AI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산학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기술 역량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전 세계 7개 거점 지역의 글로벌 AI센터를 통해 선행 기술을 연구하고,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내 신진 연구자들의 AI 연구를 지원한다.

또 세계적인 AI 석학과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매년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는 '삼성AI포럼', 소프트웨어 교육 CSR 프로그램인 '삼성청년SW아카데미' 등 AI 저변 확대를 위한 활동도 이어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AI 분야 최고 석학인 승현준 미국 프리스턴대학교 교수를 직접 영입한 바 있다. 전사적으로 AI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다. 그는 삼성리서치 글로벌 연구개발 담당으로서 기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주요 대학 및 선진 연구소와의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우수 인재 영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9월 29일(현지시각)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 LG그룹
9월 29일(현지시각)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 LG그룹
LG그룹은 북미 중심으로 해외 AI 인재 확보전을 펼친다.

최근 LG AI연구원을 비롯해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 CNS 등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국제 AI학회 콘퍼런스 ‘뉴립스’에서 부스를 꾸리고,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LG그룹의 다양한 사업과 기술을 알리는 동시에 인재 영입풀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행사에선 각 계열사 연구 책임자를 중심으로 LG AI 기술 개발 현황과 인재 육성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이후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2020년 12월 설립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AI 연구를 진행하고, 계열사에 이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LG AI연구원은 설립 당시 70명 규모였지만, 현재 200명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초에는 글로벌 AI 석학인 이문태 일리노이대 교수와 서정연 서강대 교수를 영입하는 등 전문 인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향후 그룹 내 AI 전문가를 1000명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향후 5년간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R&D)에 3조 6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가 지향하는 ‘전문가 AI’의 역할은 인간과 협력해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라며 "세상의 지식을 실시간으로 활용해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돕는 전문가 AI 즉, ‘Universal AI’ 구현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