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처럼 널뛰는 맛에 코인 투자를 한다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코인 가격이 떨어지기만 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일매일이 지옥일터다. 지난 2022년 5월 테라-루나의 가격폭락과 11월 세계 2위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으로 전 세계 코인 시장은 구조적 부실과 위험을 가감 없이 노출했다.

그리고 상반기와 하반기의 두 악재 앞뒤를 빼곡하게 메운 건 쓰리 에로우 캐피털, 셀시우스 같은 대형 투자사와 대출 플랫폼의 연이은 파산, 거래소의 경영위기와 대규모 감축, 주요 코인의 상장폐지라는 우울한 뉴스뿐이었다. 결국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은 2021년 11월 시가총액 3조달러에서 2023년 1월 8000만달러대로 내려앉았다.

당장 1억원이 될 것 같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제 2300만원대에서 오르내린다. 가상자산 전문기관조차 올 상반기 추가 하락 전망을 내놓고 있고, 전통 금융 경제학자들은 1999년 지구 종말을 예언했던 노스트라다무스처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자체가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이란 악담 같은 예측을 쏟아낸다. 과연 가상자산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글로벌 투자사로 유명한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이자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는 그럼에도 불구, "2030년이면 비트코인이 100만달러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크립토 캐피털 벤처(Crypto Capital Venture) 창립자 댄 감바르델로도 "올 상반기 내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캐시우드나 감바르델로가 아니더라도 이미 가상자산 시장에 발을 담군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이를 활용한 다채로운 금융적 시도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진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들의 주요고객인 고액자산가와 해지펀드와 벤처캐피탈을 필두로 한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각국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시그널이다. 불확실성과 역동성이 가장 큰 매력인 코인시장에 정부의 규제 강화는 가격 상승 여력을 상쇄시킨다는 점에서 반갑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상자산의 지속적 성장 전망 하에 정부도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시장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중요 지표 중 하나다.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거시 전망보다는 보유 코인의 내일 가격이 더 궁금하고, 지금이라도 그간의 투자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종목이 있는지 알고 싶을 것이다. 수익이 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투자의 시간’을 갖고 있지 못한 개미라면 더욱 그렇다.

확실한 건 코인 투자자 중 행복이나 성취보다 불행과 좌절을 느끼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원금 손실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격이 오를 땐 조금 더 기다렸다면 훨씬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상실감에 안타깝고, 가격이 떨어질 땐 제 때 매도하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과 탐욕에 괴롭다. 바로 눈앞에서 놓친 무수한 자산 증식의 기회들이 열패감과 좌절감으로 되돌아와 심장에 꽂히며 개미들의 내면을 황폐화시킨다.

투자의 기본은 멘탈 관리라는 성공한 자산가들의 공통된 조언에 비춰 보면, 지금 개미에게 필요한 건 종목 정보가 아니라 마인드 리셋과 부정적 정서에 맞설 보안패치다. 코인 투자의 목적이 좀 더 나은 삶에 있다면 행복해지는 투자를 해야 한다. 반복되는 가격 급등락으로 일상이 고단해지고 피폐한 내면을 간신히 추슬러야 견딜 수 있다면 이제 그만 코인 투자는 접는 게 좋겠다.

당장은 아니라도 미래의 어느 시점에 오를 종목에 투자했다고 스스로를 믿는다면 조금 더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돈은 행복으로 가는 방편일 뿐 완전한 목적지는 아니다. 코인 투자도 그렇다. 2023년에는 좀 더 행복해지는 투자를 하길 바란다. 다시 한 번 가즈아!!!

*본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 IT조선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 jane0725@nate.com
현(現)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 부산시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운영위원, 전(前)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업경제혁신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