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이 개막한 5일(현지시각) 각사 최고경영진은 자사는 물론 경쟁사 부스를 활발히 누볐다. 특히 삼성·LG 부스에는 국내외 기업 CEO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미래먹거리 발굴과 불황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고 다양한 협력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후 올리버 집세 BMW 회장에게 삼성전자 부스를 소개했다.

삼성전자 부스를 살펴보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삼성전자 부스를 살펴보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집세 회장은 지속가능존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전시물에 손을 뻗어 만져보는 등 주의깊게 부스를 둘러봤다. '쉬운 연결'을 제시한 캄 온보딩 존에서는 "흥미롭고 멋지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하만이 협업해 선보인 '레디 케어' 기술 시연을 보면서는 손뼉을 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집세 회장은 한 부회장에게 "미래 디지털 경험과 전기차 등에 대한 어제 기조연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전기차가 경험과 결합해야 함을 알고 있고, 디지털뿐만 아니라 그걸 물리적인 세상으로 불러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메시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5일 ‘CES 2023’의 LG전자 부스를 방문해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대화를 나눴다. / 박혜원 기자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5일 ‘CES 2023’의 LG전자 부스를 방문해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대화를 나눴다. / 박혜원 기자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를 방문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삼성전자의 3D 맵뷰, 스마트싱스 스테이션, 스마트싱스 에코시스템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는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며 "더 편해지겠다"는 관람평을 전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LG전자 부스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이정석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전무)과 투어를 동행했다. 이정석 LG전자 전무는 "현재 극장들은 마이크로 LED 등으로 바뀌고 있는 움직임이 있다고 최 부회장에게 설명드렸다"며 "(최 부회장이)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의 곡률을 보며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아바타’를 이렇게 크고 좋은 화질로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최근 2조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SK온의 올해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다"라며 "조속한 시일 내 흑자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5일(현지시각) ‘CES 2023’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봤다. / 박혜원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5일(현지시각) ‘CES 2023’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봤다. / 박혜원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CES 전시관을 찾았다. 정 부회장은 LG전자, 삼성전자 등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 부스들을 둘러보며 전시 관련 설명을 들었다.

정 부회장은 LG전자 부스에서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OLED Horizon)’을 비롯해 'LG 시그니처 올레드 M' 등 주요 제품을 둘러봤다. 조주완 LG전자 사장과도 짧게 인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부스에선 '하만 레디 케어' 솔루션이 적용된 자동차, 1억원대 TV인 '마이크로LED TV' 신제품과 2023년형 네오 QLED 등을 살펴봤다.

정 부회장은 정기선 HD현대 사장과도 HD현대 전시관에서 만나 HD현대의 전시관 콘셉트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5일(현지시각) ‘CES 2023’에 참석한 모습 / 박혜원 기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5일(현지시각) ‘CES 2023’에 참석한 모습 / 박혜원 기자
박정호 부회장은 CES 2023 개막 하루 전인 4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와 관련된 미래 산업 전반에 대한 얘기를 폭넓게 나눴다.

박 부회장은 "국경과 산업을 초월해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력을 계속하겠다"며 "앞으로 시장을 이끌어가는 유수 기업들과 다방면에서 기술 기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또 세계 낸드플래시 2위·4위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합병 추진에 대해선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5일 CES 2023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본 정부가 친미국적이긴 하지만 두 회사 합병을 쉽게 허용해주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4일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2022년 말부터 합병 협상을 재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라스베이거스=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