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샌드박스는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교육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메타버스 시장과 플랫폼 간 상생을 위해서 입니다. 상생 추구는 세바스티안 보르제 공동창업자가 말해온 본사 지침이기도 합니다. 메타버스와 웹3(Web3.0) 실천을 위해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메타버스 거품론이 제기된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대면 활동이 늘면서 메타버스 열기가 식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상자산 침체기와 맞물려 메타버스 가상자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의 가상자산 ‘샌드박스(SAND)’의 가격은 지난해 1월 개당 5달러(약 6228원) 수준에서 올해 1월 0.5달러(약 623원)로 떨어졌다. 전년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도 더 샌드박스는 콘텐츠 창작자를 더 많이 양성하기 위해 교육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무료 교육도 진행한다. 더 샌드박스 코리아의 황진우 콘텐츠 인큐베이션 리드는 그 이유를 웹3 정신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웹3는 이용자의 정보 등을 플랫폼 대신 개인이 직접 소유하는 것을 말한다. 특정 사업자가 정보를 독점하는 기존 중앙 집중 방식을 탈중앙화 형태로 전환한다. 더 샌드박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웹3를 실천하는 것을 사업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황진우 더 샌드박스 코리아 콘텐츠 인큐베이션 리드. / 변인호 기자
황진우 더 샌드박스 코리아 콘텐츠 인큐베이션 리드. / 변인호 기자
메타버스 업계 위해 창작자 양성

황 리드가 맡은 콘텐츠 인큐베이션 업무는 ‘창작자 양성’을 의미한다. 더 샌드박스 코리아는 현재 메타버스 창작자를 희망하는 이에게 더 샌드박스가 개발한 ‘복스에딧(VoxEdit)’과 ‘게임메이커(Game Maker)’ 활용법을 가르친다. 복스에딧은 모델링, 애니메이션,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만드는 소프트웨어다. 게임메이커는 복스에딧으로 만든 모델로 3D 게임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소프트웨어다.

황 리드는 더 샌드박스의 창작자 양성이 더 샌드박스 플랫폼을 위한 콘텐츠 창작자 양성이 아니라 업계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더 샌드박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소프트웨어 복스에딧·게임메이커의 작동 원리가 상용 개발 엔진 ‘유니티엔진’이나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의 제작 소프트웨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는 "콘텐츠 인큐베이션은 실력 있는 창작자를 양성해 더 샌드박스 플랫폼 정식 서비스 때 매력적인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라며 "그렇다고 저희 교육을 받은 창작자가 더 샌드박스 콘텐츠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콘텐츠뿐 아니라 제페토나 다른 메타버스 콘텐츠도 많이 만든다"며 "제작 소프트웨어가 서로 호환되지 않지만 작동 원리가 비슷해 쉽게 활용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더 샌드박스의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 ‘복스에딧’과 ‘게임메이커’. / 더 샌드박스 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더 샌드박스의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 ‘복스에딧’과 ‘게임메이커’. / 더 샌드박스 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무료 교육으로 일자리 창출

더 샌드박스 코리아는 현재 창작자 양성을 위해 경기콘텐츠진흥원, 동대문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동사경센터), 한국전파진흥협회 메타버스 아카데미, 서울게임아카데미 등과 협업하고 있다.

황 리드는 더 샌드박스 콘텐츠 창작자 교육이 취업·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 샌드박스가 동사경센터와 진행하는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사업이 그 예다.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사업은 동사경센터 창의적 여성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교육을 하면서 35명이 메타버스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하고 있다"며 "2개월쯤 배우고 실제로 더 샌드박스 코리아에 채용된 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명을 교육한다고 10명이 다 취직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라며 "동사경센터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3기 이수자 66명 중에서는 13명이 채용됐다"고 덧붙였다.

더 샌드박스의 창작자 교육프로그램은 크게 입문반부터 중급반, 심화반까지 3단계로 진행된다. 교육 기간도 길지 않다. 입문반은 1개월, 중급반은 3개월쯤이다. 콘텐츠 기획 분야도 가르치는 심화반은 4개월쯤 교육받는다. 더 샌드박스는 교육을 무료로 하는 대신 중급반·심화반부터 포트폴리오를 심사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지난해 더 샌드박스 코리아 교육프로그램 중급·심화반 이수자는 224명이다. 이중 취업·창업을 통해 현업 창작자로 활동하는 사람은 50명쯤이다.

황 리더는 "아직 메타버스 산업이 초기 단계다"라며 "지금은 서로 경쟁할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메타버스에 진심인 사람이 저희 교육프로그램으로 많이 지원하길 바란다"며 "같이 으쌰으쌰하면서 메타버스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더 샌드박스 공식 빌더 스튜디오 GBF메타의 송영민 대표가 10일 쟁글 블록체인 파운데이션 위크 더 샌드박스 부문에서 메타버스 콘텐츠를 부업으로 창작하는 팀원의 수익률을 공개했다. / 더 샌드박스 코리아
더 샌드박스 공식 빌더 스튜디오 GBF메타의 송영민 대표가 10일 쟁글 블록체인 파운데이션 위크 더 샌드박스 부문에서 메타버스 콘텐츠를 부업으로 창작하는 팀원의 수익률을 공개했다. / 더 샌드박스 코리아
취업은 빌더 스튜디오로

더 샌드박스 교육프로그램 이수자는 주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기업에 취업한다. 더 샌드박스는 이러한 제작팀 및 기업을 ‘빌더 스튜디오’로 부르고 있다. 그중 더 샌드박스와 협약을 체결한 곳은 더 샌드박스의 ‘공식 빌더 스튜디오’가 된다. 현재 공식 빌더 스튜디오는 TDF, 디자인에그, GBF메타, 팩브로스 등 7곳 있다. 공식 빌더 스튜디오가 되면 더 샌드박스에서 기업 간 거래(B2B) 영업이나 제작비 일부를 지원한다.

황 리드는 "교육프로그램 이수자는 대부분 빌더 스튜디오에 채용돼 정규직으로 월급을 받으며 수익을 창출한다"며 "이 외 각종 교육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면서 지원금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더 샌드박스 교육을 수개월만 잘 받아도 전업 창작자로 활동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강사 활동은 더 샌드박스의 ‘튜터 프로그램’을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 튜터 프로그램은 강의 계획서(커리큘럼)와 온라인 강의 샘플 영상을 평가한다.

황 리드는 "콘텐츠 제작 역량과 교육 역량은 다른 영역이다"라며 "제작 역량은 부족할 수 있지만 가르치는 것은 잘할 수도 있어 커리큘럼 평가, 샘플 영상 평가에 면접까지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빌더 스튜디오는 B2B를 주력으로 하는 전문 콘텐츠 제작사로서 수익을 낸다. 더 샌드박스 공식 빌더 스튜디오인 GBF메타는 10일 쟁글 블록체인 파운데이션 위크 더 샌드박스 부문에 참석해 부업으로 참여한 팀원이 2021년 10월에만 1000만원, 2022년 5월에는 900만원쯤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런 수익은 공식 빌더 스튜디오여도 더 샌드박스 콘텐츠뿐 아니라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송영민 GBF메타 대표는 이날 "GBF메타는 마인크래프트 메타버스 마케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두나무와 NFT 아트도 발행했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