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고도화된 풀필먼트 서비스를 갖춘 대표적인 e커머스 기업이다. 상품의 매입부터 보관, 배송까지 모두 맡고 있는 쿠팡은 이용자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물류 디지털 시스템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상품을 익일 배송해주는 빠른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도입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혁신 그 자체였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론칭 이후 8년간 전국 30개 지역에 물류·신선센터, 배송캠프 등을 100개 이상 설립했다.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등에는 다양한 디지털 자동화 시스템들이 구축돼 있다.

물류센터 내 구축된 피킹 로봇은 수십개 이상의 제품을 진열한 선반 자체를 운반해주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작업자는 움직일 필요 없이 여러 물건이 진열된 선반을 들어다 주는 피킹 로봇을 통해 필요한 상품을 빠르게 집어낼 수 있다.

분류 로봇은 운송장의 주소를 스캔한 후 단 몇 초 만에 배송 지역별로 출발하기 전 장소로 분류, 운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문과 함께 배송 트럭에 실리는 데까지의 시간을 단축해준다. 무인 지게차는 레이저 스캐너로 물품의 위치를 파악해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배송캠프에는 물류 분류 과정을 자동화해 작업자가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자동 분류 시스템인 오토소터를 도입하기도 했다. 매일 최대 10만개의 상품들을 자동으로 분류해 작업자의 업무량을 줄여준다. 또, 배송캠프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 개인용 디지털 단말기)는 AI 시스템을 통해 물품의 진열 위치와 가장 가까운 동선을 알려준다.

이밖에도 쿠팡 자체 배송원인 쿠팡친구들이 배송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로켓배송앱(RDA)을 통해 가까운 배송지끼리 색깔별로 묶어 최적의 배송 경로를 안내해주고 있다. 배송지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배송과 프레시백 회수 등의 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소비자의 70%는 물류센터 10㎞ 반경 안에 거주하고 있다. 대다수가 익일 배송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이유다. "쿠팡 없이는 못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미 쿠팡은 우리 삶에 너무 깊이 스며들어있다.

IT조선은 박지원 쿠팡 SDE(Service design excellence) FC BOT(Build-Operate-Transfer) 팀 시니어디렉터를 만나 쿠팡의 물류 디지털 시스템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박지원 쿠팡 SDE(Service design excellence) FC BOT(Build-Operate-Transfer) 팀 시니어디렉터. / IT조선
박지원 쿠팡 SDE(Service design excellence) FC BOT(Build-Operate-Transfer) 팀 시니어디렉터. / IT조선
― 쿠팡의 물류센터 등에는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이 접목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디지털 신기술에 대해 소개해준다면.

단 한 가지의 기술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기술의 연결이 쿠팡의 혁신이다.

쿠팡의 물류는 풀필먼트라는 개념으로 시작한다. 쿠팡 풀필먼트 시스템의 디지털 신기술을 정의하자면 고객의 주문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구축돼 있고,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자동화 장비가 쿠팡만의 기술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자동화 장비, 시스템, 프로세스가 상호 보완적으로 연결돼 고객이 주문하는 순간부터 배송될 때까지 E2E(End-to-End)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

대한민국 인구의 70%는 쿠팡 배송센터로부터 10㎞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시스템, 프로세스, 자동화장비,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테스트를 거치며 쿠팡만의 풀필먼트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

― 쿠팡의 빅데이터 분석력은 워낙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설명해준다면.

판매 데이터는 고객이 더 많은 상품을 보다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물류 네트워크에 활용되고 있다. 쿠팡은 판매가 잘되는 상품에 집중하는 일반 대형마트보다 수백배 많은 상품(SKU)를 판매하고 있다. 고객의 쇼핑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다 많은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분석 및 관리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많은 종류의 상품 데이터를 분석, 적절한 지역에 적당한 재고를 배치해 당일배송, 새벽배송, 로켓배송이 가능하다.

― AI 기술이 접목된 물류 인프라에 어느 정도 투자를 해왔는지, 또 앞으로의 투자 계획은 어떻게 되나.

쿠팡은 2010년 회사 설립 이래 전국 30여개 지역에 걸쳐 한국 경제 발전에 6조20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1년 한국으로 유입된 미국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 24억7000만달러의 절반 가까이를 혼자 유치하기도 했다.

독자적 E2E 풀필먼트 및 배송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쿠팡은 속도, 가격, 셀렉션 등 3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탁월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와 혁신의 노력은 고객경험을 크게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쿠팡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도 했다. 쿠팡은 지속적으로 기술과 자동화에 투자할 것이다.

― AI 알고리즘을 통해 상품을 분류하게 되면 기존의 작업자는 불필요하게 될 수 있는데, 근로자 수를 줄여나가는 추세는 아닌가.

AI 알고리즘 도입의 가장 큰 효과 중 하나는 근로자의 업무 환경이 대폭 개선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쿠팡은 국내 고용규모 3위 기업, 신규 고용창출 1위 기업의 역할을 하면서도 로봇공학이나 AI와 같은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 신선식품 물류센터에도 기존과 같은 방식의 디지털 신기술들이 접목돼 있는 것인지.

신선식품 풀필먼트 센터와 일반 풀필먼트 센터의 기술 차이는 크게 없다. 다만 신선식품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변수가 더 많다. 예를 들면 콜드체인(cold chain), 유통기한 관리, 상품의 신선도 관리, 적정 재고량 관리 등이다. 이러한 변수들이 AI 시스템의 관리하에 운영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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