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타버스 플랫폼에 점술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재해·재난을 겪은 MZ세대가 사주·운세·타로 등 점술에 꽂혔기 때문이다. 점술 서비스가 메타버스 플랫폼의 효과적인 이용자 모집 수단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타로카드. / 픽사베이
타로카드. / 픽사베이
점술 서비스 도입하는 메타버스


캐리버스는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 중 유일하게 점술 서비스를 공식 지원한다. 온라인 운세 사이트 ‘포춘에이드’와 MOU를 체결하면서다. 캐리버스 관계자는 "젊은 층에서 점술에 관심이 많다"며 "젊은 직원들이 모여 함께 타로를 보러다니는 것을 보고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의 상황도 비슷하다. 다만 젭(ZEP), 이프랜드, 제페토 등은 캐리버스와 달리 콘텐츠 창작자가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한다.

젭은 스크립트 기능을 활용해 이용자가 타로카드를 직접 뽑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이용자가 뽑은 카드를 타로마스터(점을 봐주는 사람)가 음성채팅이나 텍스트로 해석해 준다. 젭 스크립트 기능을 이용하면 이 같은 시스템이나 게임, 캘린더, 방명록 같은 젭 내 앱을 제작할 수 있다.

이프랜드는 네이버 엑스퍼트와 비슷한 구조로 점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사주·운세·타로 등 점술을 보는 기능을 지원하는게 아니라 점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이프랜드를 홍보 겸 상담 공간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젭(ZEP)에 구현된 타로카드 시스템. / 독자 제공
젭(ZEP)에 구현된 타로카드 시스템. / 독자 제공
두려운 미래, 운세상담으로 위로

점술은 수천년 동안 길흉화복을 예측해 온 수단이다. 현대에 접어들며 운명을 점지하는 거창한 의미는 퇴색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를 보며 두려운 마음을 진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운세상담 수요는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해 네이버 엑스퍼트가 3주년을 기념해 3년 동안 가장 인기 있었던 분야를 집계한 결과 1위가 ‘운세/사주’, 2위가 ‘타로’였다. 점술 상담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세대는 MZ이다. 지난해 전체 운세 관련 상담 이용자 중 20대는 39.5%, 30대는 38.4%로 확인됐다. MZ세대 비율이 77.9%에 달하는 셈이다. 운세를 가장 많이 보는 시기는 2월이다. 음력 설날이 지나야 진짜 새해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비대면 온라인 운세상담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집계 결과 ‘점신’, ‘헬로우봇’, ‘천명’ 등 운세상담 관련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6월 대비 12월 모두 증가했다. 점신 MAU는 11월 72만명에서 12월 78만명으로 한 달 새 약 8% 늘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