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출신 개발진들이 만든 가상자산 앱토스(APT, Aptos)가 연초 대비 5배 오르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체 거래량 비중의 절반 가량이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 몰리며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가파른 가격 상승에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파트(APT)코인’ 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27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 앱토스는 2만 2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초대비 58%, 이달 1일과 비교해서는 5배 가량 오른 가격이다.

앱토스는 메타(구 페이스북)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디엠(Diem) 출신 개발진들이 만든 레이어1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유명 IT기업 출신들이 시작했단 점에서 앱토스는 메인넷 출시 이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FTX 계열 FTX벤처스와 코인베이스 벤처스, 앤드리슨 호로위츠를 비롯해 다수의 유명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지했으며, 국내 투자사인 해시드 또한 투자사 대열에 포함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의 가격 급등에 대해서는 의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시부터 시장의 기대감을 모았지만, 400%가 넘는 가격 상승을 견인할 만큼의 성과는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1월 앱토스 가격 추이 / 자료 코인마켓캡
1월 앱토스 가격 추이 / 자료 코인마켓캡
여러 가상자산 리서치센터들이 내놓은 최근 가격 상승 분석을 봐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바이낸스 리서치는 최근 앱토스의 가격 상승에 대해 "앱토스의 첫 AMA(질의응답시간)인 ‘앱토스무브먼트데이’가 열린 지난 1월 9일이 가격 상승 시점과 일치한다"며 "투자자들이 잠재적인 기회를 잡기 위해 앱토스를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반적인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세에 때문인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가상자산 인덱스가 강세장 초기 진입을 알리고 있다"며 "이더리움 네트워크 활동이 증가하며 스테이킹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으며 네트워크 활동, 거래량 또한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상승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프리미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앱토스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가격 또한 오르자 차익거래를 노린 국내 투자자들의 투기적 거래량이 늘고 가격 또한 상승했다는 것이다.

앱토스의 거래량의 절반 가량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7일 기준 전체 앱토스 거래량의 35.36%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차지했다. 명절 연휴 기간인 지난 24일과 25일 이틀간은 업비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겼다.

국내 가상자산 벤처캐피탈 대표는 "새로운 코인들이 많이 실패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페이스북이 만든 앱토스’와 같은 비교적 검증된 프로젝트로 쏠리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프로젝트 자체의 유틸리티(사용성)등에 대한 투자가 아닌 투기적 수요가 많아 보인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