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생산라인 가동과 함께 수주 활동에 속도를 낸다.

삼성SDI 천안사업장 전경 / 조선DB
삼성SDI 천안사업장 전경 / 조선DB
삼성SDI는 30일 경영 실적 발표를 통해 2022년 연간 매출 20조 1241억원, 영업이익 1조 80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3%, 영업이익 84.7%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이 20조원을 넘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삼성SDI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차세대 배터리인 46파이 생산라인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46파이 배터리는 지름이 21㎜인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5~6배 가량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다. 표준화된 규격으로 원가 절감이 가능해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현재 천안 사업장에 투자를 진행 중인 46파이 라인은 상반기 설비 셋업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라며 "46파이 전지는 당사 강점인 하이니켈 NCA 양극재와 SCN 음극재 기술을 적용해 용량을 극대화하고, 품질 측면에서도 당사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해 동종 업체와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수주 상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다수 고객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해당 라인에서 샘플 양산을 시작해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준비도 속도를 낸다. 손 부사장은 "업계 최초 순수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은 올해 상반기 중 라인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소형 샘플 셀을 제작할 것이다"라며 "셀 성능과 소재, 부품, 공법,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으로 향후 전고체 전지 상용화 위해선 셀 대형화와 생산 스케일업 확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에 탑재 가능한 수준으로 고용량 대형 셀에서도 같은 성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며 "다양한 기술 검증을 진행해 셀 성능과 양산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추후 소재·부품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공급망(SCM)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전기차 특성에 적합한 전지를 개발하고 양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전고체 전지 개발 속도를 높여 양산 시기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배터리 주요 광물 가격이 오르면서 배터리 판가와 전기차 가격이 상승하는 등 전기차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시장 우려에 대한 답변도 내놨다. 삼성SDI는 배터리 원가 절감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 부사장은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고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 전지 가격 하락은 필연적인 요소이지만, 2022년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로 시장 기대와 반대로 전지의 원가가 상승했다"며 "원자재 가격 변동은 다양한 요인이 있어 당사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재 혁신으로 에너지 밀도 상승을 통한 용량당 재료비를 절감할 것이다"라며 "P5, P6 등 플랫폼 기반 연구개발과 생산에 따른 스케일 효과 등으로 전지의 원가절감을 이뤄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또 "셀투팩이나 모듈, 팩 단위에서 원가 낮추는 다양한 시도가 업계에서 진행되고 있어 전지 원가와 전기차 원가는 지속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사(JV) 추진 현황도 공유했다. 손 부사장은 "미국은 IRA 법안 통과를 계기로 향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완성차 업체와 전지업체 간 비즈니스 기회가 많이 창출됐으며 삼성SDI도 포착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 기조 아래 당사와 고객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현재 다수의 고객과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 성장세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손 부사장은 "당사는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공급하며 주력 제품인 P5 수요는 더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에 맞춰 P5 공급을 늘리면서 매출 성장과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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