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어울리기 어려워요."

서울 한 중학교 교사의 얘기다. 최근 청소년과 젊은층 사이에서 애플 아이폰 선호는 더욱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또래 친구들이 모두 아이폰을 사용하는데 타 브랜드 스마트폰을 쓰면 동질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이미 생태계가 구축된 탓에 아이폰·맥북·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들 간 파일 공유가 가능한 ‘에어드롭’으로 사진 등을 공유하는데 낄 수도 없다.

이 같은 기류를 더이상 두고볼 수 없는 삼성전자는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시리즈에서 젊은 세대들이 주목하는 ‘카메라·게임’ 기능을 집중 개선했다. 갤럭시 시리즈를 더이상 아재(AZ)폰이 아닌 MZ세대를 위한 제품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갤럭시S23울트라는 2억화소 지원 카메라를 장착하고 전작 대비 41% 향상된 그래픽 처리 속도로 게임 구동 시 빠른 반응 속도를 제공한다. 가격은 기존에 알려진대로 전작 대비 15만원쯤씩 인상하며 프리미엄화에 나섰다.

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3'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이 갤럭시S23울트라를 공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3'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이 갤럭시S23울트라를 공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최대 2억화소 카메라, 갤럭시 전용 퀄컴 칩 100% 탑재

삼성전자는 제품 프리미엄화를 위해 퀄컴과의 협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 프로세서 애플리케이션(AP)으로 갤럭시 전용 스냅드래곤8 2세대 모델을 100% 탑재했다.

기존에 유출된 스펙대로 갤럭시S23울트라는 스마트폰 사상 역대 최고인 2억화소 카메라, 6.8인치 쿼드 HD 120헤르츠(㎐) 엣지 디스플레이 등 혁신 기술을 모두 탑재했다. 야간특수촬영인 ‘나이토그래피’를 통해 낮과 밤의 구분없이 혁신적인 카메라 촬영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AI 기술로 인물 사진에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제품 후면 카메라에는 픽셀 2억개를 탑재한 이미지센서와 f1.7의 조리개 모듈이 적용됐다. 특히 이 모델은 사진 촬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어댑티브 픽셀을 개선했다.

새로운 어댑티브 픽셀은 촬영 환경에 따라 2억, 5000만, 1200만 화소로 자동 전환할 수 있다. 예컨대 어두운 환경에서는 더 많은 빛을 받을 수 있도록 2억개의 픽셀을 16개씩 묶어 1200만 화소로 전환하는 식이다. 밝은 환경에서는 2억화소를 그대로 사용해 가장 디테일한 고해상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손 떨림 보정을 위한 OIS 각도도 2배 높였다. 이를 통해 손의 흔들림을 안정화시키고 움직임 속에서도 피사체 본연의 모습을 보다 깨끗하게 담을 수 있다.

8K 동영상의 경우 더욱 커진 픽셀 사이즈와 초당 30 프레임(초당 촬영 프레임수)의 촬영을 지원해 보다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촬영이 가능해졌다. 진화된 광각 앵글 지원으로 보다 넓어진 각도로 영화 같은 느낌의 8K 영상 촬영이 가능하게 해주는 점도 특징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그니처 컬러 ‘그린’ 라인업. 왼쪽부터 갤럭시S23, 갤럭시S23플러스, 갤럭시S23울트라/ 이인애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그니처 컬러 ‘그린’ 라인업. 왼쪽부터 갤럭시S23, 갤럭시S23플러스, 갤럭시S23울트라/ 이인애 기자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갤럭시 언팩 2023'을 개최하고 갤럭시S23 시리즈를 공개했다.

시리즈는 모두 1200만화소의 듀얼 픽셀을 지원하는 셀피 카메라를 탑재해 보다 선명하고 깔끔한 화질을 제공한다. 듀얼 픽셀 기반의 AI 스테레오 뎁스 기능은 카메라와 피사체와의 거리를 분석하고, 동시에 피사체와 배경을 보다 정교하게 구분해 야간 촬영 시에도 인물이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또 전면 카메라에 적용된 AI 물체 인식 엔진은 인물의 머리카락, 눈썹, 피부 등을 세밀하게 구별해 보다 깨끗한 인물 표현을 가능하게 해준다.

나이토그래피 경험도 강화됐다. 3개 모델 모두 새로운 AI 솔루션이 적용된 ISP(Image Signal Processing)를 통해 저조도 촬영에서 노이즈가 적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며, 동영상의 경우 멀티 프레임 처리 기술을 통한 노이즈 제거도 고도화 했다.

전문가와 사진 애호가들을 위한 ‘엑스퍼트 로우’ 앱도 업그레이드 했다. 전작 갤럭시 S22 시리즈는 원본(RAW) 파일의 해상도를 1200만화소까지 지원했지만, 갤럭시S23 시리즈는 5000만화소까지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DSLR 카메라를 사용하듯 ISO·셔터 속도·화이트 밸런스 등을 직접 조정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고용량의 압축되지 않은 원본 그대로의 파일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촬영자는 본인의 의도에 따라 디테일까지 쉽게 편집할 수 있다.

특히 갤럭시S23플러스와 갤럭시S23에도 렌즈를 감싸던 컨투어컷 카메라 하우징을 없애, 보다 깔끔하고 날렵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 제품들은 5000만화소 카메라에 각각 6.6인치와 6.1인치의 FHD+ 120㎐ 플랫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가격 인상 불가피 ‘전작 대비 15만원쯤 인상’

이 제품은 독자적인 칩셋 보안 플랫폼인 ‘삼성 녹스 볼트’를 통해 비밀번호∙생체인식∙인증키 등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별도의 물리 공간에 저장해 안전하게 보호한다. 2021년 출시한 갤럭시S21부터 적용하던 보안 정책이다.

전문가급 촬영과 편집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 ‘엑스퍼트 로우’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대용량 사진도 자동으로 갤럭시북3에 전송할 수 있다. 갤럭시 북3에서 스마트폰의 메시지와 전화를 송수신할 수도 있고, 스마트폰에만 설치되어 있는 앱을 갤럭시 북3에서도 실행할 수도 있다.

갤럭시 북3의 윈도우 작업 표시줄에서 가장 최근에 사용한 갤럭시 스마트폰 앱을 손쉽게 실행할 수도 있다. 또 스마트폰에서 보던 웹 페이지를 그대로 갤럭시 북3의 웹 브라우저에서 이어볼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핫스팟을 통해 와이파이(Wi-Fi)에 연결하고 싶은 경우, 스마트폰에서 핫스팟을 켤 필요 없이 갤럭시 북3에서 클릭 한 번으로 핫스팟을 켜고 연결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기기의 화면 간에 커서를 자유롭게 이동시켜 글자와 이미지를 손쉽게 복사하고 붙여 넣을 수 있게 했다. 사진이나 파일은 드래그 앤 드롭으로 편리하게 옮길 수 있게 해 연결성을 강화했다.

강화된 성능만큼 가격도 전작 대비 15만원쯤 비싸졌다. 갤럭시S23은 256GB, 512GB 모델이 각각 115만 5000원, 127만 6000원이다. 갤럭시S23플러스는 256GB, 512GB가 각각 135만 3000원, 147만 4000원이다.

갤럭시S23울트라는 12GB RAM을 기본으로 256GB, 512GB 스토리지를 탑재한 모델이 출시된다. 가격은 각각 159만 9400원, 172만 400원이다. 1테라바이트(TB) 스토리지 모델은 삼성닷컴에서 전용으로 판매하며 196만 2400원이다.

색상은 팬텀 블랙∙크림∙그린∙라벤더 4가지로 출시된다. 국내 사전판매는 7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며 17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갤럭시S23 시리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능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성능과 품질면에서 모두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최고라는 확신을 드릴 수 있는 제품이다"라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최고의 성능과 함께 지구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