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플랫폼이 잇따라 판매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판매자와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뿐 아니라 전체적인 물가인상까지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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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크림과 위메프, 카카오 지그재그, 에이블리, 발란, 머스트잇, 무신사 솔드아웃 같은 e커머스 플랫폼이 판매 수수료를 인상했다.

C2C 플랫폼 크림은 올해 1월 수수료 인상을 한차례 발표한 후 2개월 만인 3월 1일부터 C2C 판매 수수료를 2.5%에서 최대 3%까지 추가로 일괄 인상했다. 위메프도 올해부터 입점 판매자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2.9%에서 3.9%로 올렸다. 카카오스타일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판매 수수료를 2월부터 1.5%에서 4.5%로 변경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입점 판매자에 수수료 3%를 부과했다.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도 수수료율을 지난해 11월 8.8%에서 12.1%로 인상했다.

이처럼 e커머스 플랫폼이 수수료를 인상한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앞서 e커머스 플랫폼은 판매자와 구매자 확보를 위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이는 수수료를 챙길 수 없어 적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플랫폼이 영원히 투자만 할 수 없다 보니 수익모델이 필요해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수료 인상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판매자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늘면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e커머스 플랫폼이 결과적으로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상공인 72%가 ‘수수료 및 광고료 등 각종 비용이 부담된다’고 밝혔다. 또 이들 중 37%는 플랫폼이 수수료와 광고료를 인상하면 ‘제품·서비스 가격을 올리겠다’고 했다. 수수료 등 관련 비용이 늘어나면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셈이다.

권순종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은 상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다른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며 "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만드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은 전반적인 가격인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