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그때 그 시절 IT]를 연재하면서 스마트폰 이야기를 많이 다뤘습니다. MP3플레이어 이야기 때도, 모바일 OS 때도 스마트폰을 빠짐없이 언급했는데요. 모두 ‘스마트폰 때문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아쉬움을 전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스마트폰 때문이지만 그래도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채(?) 사라진 것들을 더 다뤄보겠습니다. 2008년 애플 아이폰이 나오고, 이후 삼성전자가 갤럭시 S 시리즈를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세상은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생태계로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노스트라다무스처럼 미래 좀 예견한다는 분들은 "앞으로는 모바일 시대가 될 것이니 준비하라"고 충고할 수 있었겠지만 시장은 언제나 그 예언을 잘 듣지 못하죠. 지금 이 순간 물건이 너무도 잘 팔리는데 앞으로 이 물건이 사라질 거라는 충고가 귀에 들어올리 없습니다.
MP3플레이어도 그랬고, 카메라도 그랬습니다. 마소 매거진 2011년 12월호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 분석’ 특집 기사에서는 이미 스마트폰에 자리를 내 준 디바이스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드 자료에 따르면, MP3플레이어 판매액은 2008년 이후부터 2016년까지 87% 감소했다고 합니다. 판매액 감소를 떠나 꽤 오래 전부터 MP3플레이어 제품 자체가 출시되지 못하는 것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시장도 큰 피해자입니다. 매거진에서는 "국내 1, 2위 내비게이션 업체의 올해 매출과 영업 이익이 작년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특히 태블릿 형태의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과 통신사 주도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보급은 기존 시장 질서를 크게 흔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닌텐도는 2008년 매출 1조8386억엔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지만 2011년 1조143억엔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2016년까지 매년 5000억엔 매출 수준의 저조한 성적을 거둡니다. 그러다 2017년 닌텐도 스위치로 과거의 명성을 다시 찾게됩니다. 참고로 2018년 매출액은 1조2005억엔이었습니다. 닌텐도는 스마트폰의 생태계 파괴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기업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외에도 캠코더, 전자사전 등이 스마트폰의 출현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스마트폰이 막 나왔을 때만 해도 그게 ‘전화하는 제품’이지 음악 듣고, 사진 찍고, 게임 하고, 길 알려주고, 인터넷까지 하는 만능 제품이 될 거라고는 예견하지 못했을 겁니다.
마소 매거진 2011년 12월호에는 이런 문구가 강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