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삼성전자 최고경영진 5명이 1인당 43억원쯤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20억원쯤 삭감된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2022년 영업이익이 16% 대폭 감소한 데 따른 고통 분담 차원으로 풀이된다.

14일 삼성전자가 최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보면, 삼성전자는 2022년 등기이사 11명(사내이사 5명·사외이사 6명)에게 총 225억원을 지급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부회장)·경계현 대표(사장)·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박학규 CFO(사장)·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 삼성전자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부회장)·경계현 대표(사장)·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박학규 CFO(사장)·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 삼성전자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 따르면, 등기이사 가운데 삼성전자 사외이사 6명의 총 보수액은 10억 9300만원이다. 1명당 평균 지급액은 1억 8200만원이다.

이들 사외이사를 제외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부회장) ▲경계현 대표(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박학규 CFO(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등 2022년 사내이사로 활동한 최고경영진 5인이 받은 보수 총액은 214억 700만원이라고 계산할 수 있다. 1인당 평균 42억 8140만원의 연봉을 받은 셈이다. 이는 2021년 삼성전자 사내이사의 1인당 평균 연봉인 63억원 대비 20억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연간 매출이 3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빛이 바랬다. 2022년 영업이익이 43조 3766억원으로 2021년보다 15.99% 감소해서다. 특히 2022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 30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95%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호황 등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하반기 들어 고금리와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며 세트(완성품) 소비와 반도체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사내이사 보수는 월 급여 200% 내에서 연 2회 분할지급하는 '목표 인센티브'와 연봉 50% 이내의 '성과 인센티브', 수익률을 토대로 3년간 분할지급되는 '장기성과 인센티브' 등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부터 회사에서 보수를 받지 않고 있다.

등기이사 개개인이 2022년 실제로 받은 구체적인 연봉 액수는 내달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의 보수는 공개가 의무화됐다.

최고경영진의 보수 삭감 조치와 달리 2022년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 연봉은 2021년 1억 4400만원에서 1600만원 늘어난 1억 60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노사가 지난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9%로 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대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DS부문 5300만원, 다른 부문은 5150만원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